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져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출신 김순희씨가 세례성사를 받고 있다.
탈북→고난의 8년→2002년 미국 망명 김순희씨
“주님의 딸 바울리나로 새 삶”
하와이서 안정된 생활
천주교 세례후 늘 기쁨
중국 거주 아들상봉 고대
지난 1994년 북한을 탈출, 중국·홍콩·필리핀·멕시코를 거친 ‘8년간의 고행’ 끝에 2002년 9월30일 샌디에고 소재 미 연방 이민 법원으로부터 망명승인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던 탈북자 김순희(43)씨.
요즘 그녀의 얼굴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진정한 자유와 기쁨의 미소가 넘친다. 불안·초조로 수척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최근 천주교 하와이 한국 성당(주임신부 최효인)에서 세례성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례명 바울리나로 다시 태어난 김순희씨는 “참 좋습네다. 너무 좋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도움을 받고만 살아왔는데 이제 부터는 영육을 더욱 튼튼히 다져 남에게 도움을 되돌리고 십습네다”하고 상기됐지만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씨가 하와이로 거처를 옮긴 것은 지난 2003년. 1년 간 외로운 마우이 섬에서 식당일을 하다가 2004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아후섬으로 이주, 밤낮으로 열심히 일한 덕에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생활을 찾았다.
그러나 김씨의 뇌리를 늘 떠나지 않은 것은 자신을 연방 구치소에서 구출해 준 후 망명 승인을 받기까지 1년 5개월여 간을 가족처럼 대해준 한청일씨 가족의 사랑이었다. 천주교 신자인 한씨 가족은 탈북 케이스 자료번역, 법정통역 등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면서 단 한번도 ‘성당에 같이 가자’는 등 떠밀기를 하지 않았었지만, 북한 체제에서 자란 자신에게 정신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와 모범적인 삶을 보여준 한 씨 가족의 깊은 사랑에 대한 감사의 정과 그리움이 깊어갔다고 했다.
김씨는 미국에서 제대로 정착하려면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기왕이면 자신을 구해준 한씨 가족과 같은 천주교를 믿어야겠다고 결심, 수소문 끝에 가까이 사는 송 데레사씨를 소개받았고 송씨는 매주 김씨를 픽업해 주일미사에 참석시키고 1년여 간의 교리공부를 통해 세례성사를 받게 해 주었다.
김씨가 세례를 받을 때 대모를 자청한 송씨는 “순희가 매사에 긍정적이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어 마음 든든하다”고 전했다.
중국에 있는 외아들(15세)과 일주일에 두·세 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는 김씨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하며 아들을 만날 날만을 고대하며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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