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의 한 복판인 윌셔길을 따라 한인 등 500여명의 시민들이 인종 화합을 기원하며 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승관 기자>
“다시는 그런 비극 없길…”
각계 유명인사 등 LA시민들 한자리 인종화합 한목소리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없기를(Never again)…”
4.29폭동 15주년을 맞아 LA한인타운부터 맥아더 공원까지 500여명의 시민들의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4.29폭동 기념일을 1주일 앞둔 21일 한미연합회(KAC)주최로 열린 제1회 4.29폭동 기념대행진에는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한인과 흑인, 히스패닉, 백인 등 LA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행진을 펼치며 인종화합을 다짐했다.
윌셔길을 따라 1.5마일 이어진 대행진에서 특히 한인들은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사건 이후 우려가 높아지는 반한 감정에 대해 “맹목적인 혐오는 증오와 갈등만 부추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행진은 폭동 이후 한인타운에서 대규모로 열린 첫 번째 4.29기념 행사로 한인들 이외에도 영화배우 대니 글로브, USC풋볼팀의 피트 캐롤 감독과 한인 혼혈 선수 임마누엘 무디 등 선수들, 뉴욕에서 온 백인 변호사, 그리고 허브 웨슨 LA시의원 등 각 분야의 시민들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KAC LA지부의 빅터 심 이사장은 행진 직후 맥아더 팍에서 가진 기념행사에서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대행진을 연례화해 후세들에게 4.29의 비극과 의미를 전해주자”며 “내년, 내후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의미를 전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대행진에는 특히 동양선교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등 한인교회 소속의 청소년들이 대거 참가해 4.29폭동의 아픔을 채 기억하지 못 하는 세대에게 역사 교육의 장 역할도 담당했다. 브라이언 이(17)군은 “4.29폭동을 잘 모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부모님들이 어떻게 한인타운을 일궈냈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15년전 4.29폭동 진압에 나섰던 LAPD의 마이클 로켓 서전트는 “내 손자, 손녀도 1/4이 한국인의 핏줄”이라고 말하고 “대행진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가 우리 커뮤니티의 일부분임을 만방에 과시할 것”이라며 커뮤니티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스패닉 시민단체인 ‘호미스 미도스’, 흑인 커뮤니티 시민단체인 ‘유니티 원’‘시스터 수아자’등 타인종 커뮤니티 관계자들은 최근 LA에서 높아가는 히스패닉 .흑인 갈등, 버지니아텍 사건으로 불거진 반한 감정 등에 대해 “반이성적인 인종 혐오범죄를 추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편 이번 대행진에는 LA한인회 등 한인사회 단체 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커뮤니티의 행사에 한인들이 너무 무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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