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콰이어러紙 “이민자에 소홀한 美책임”
버지니아공대 사건 이민자 못 돌본 미국 잘못 미국 유력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사건은 한국인의 잘못이 아니며, 잘못이 있다면 이민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미국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콰이어러는 20일 ‘한국인에게’로 시작되는 ‘한국에 보내는 편지-당신들의 사과에 담긴 교훈’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제발 사과를 그만해 달라.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사건은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적시했다.
사설은 “(한국인의 사과 때문에) 우리가 잘못 판단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이번 사건 이후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이뤄진 촛불 추모식과 세 번에 걸친 대통령의 충격 표시 등은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지만, 문제는 한국이 아니라 이민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미국에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용의자가 어린 시절에 미국으로 이민해 미국에서 자랐다면서 “아마도 우리가 그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 당신들에게 사과해야 할 지도 모른다”며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정신이 (잘못된 성장과정을 통해) 추하게 비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설은 이어 “한국 이민자들이 보복 공격을 받을까 걱정을 하고 있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당황했다”는 입장도 냈다. 그리곤 “미국이 그 정도로 형편없는 곳이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9.11 테러’ 이후 아랍계 이민자들이 곤경을 겪었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었다”며 “분명 미국인은 자신의 행동과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미국인들이 집단적으로 저지른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들을 자백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잘못된 일을 사과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며 “정치인들과 경제계 지도자들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끝으로 한국인에 대해 “우리는 당신들의 사과를 신의 은총과 인간애에 대한 교훈으로 받아들인다. 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당신들이 행동으로 가르친 것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것”이라며 “우리는 젊고 아직 배우고 있다. 그래서 당신들이 보여준 좋은 사례에 대해 감사한다”는 말로 주장을 마쳤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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