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총격 참사를 계기로 이민 가정에서 자녀들의 건전한 정신 환경 및 자녀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참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교회와 단체 등 한인사회 차원에서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젊음·고민 발산케 해주자
교회·커뮤니티 공간마련
왕따·게임중독 해방구를
현재 한인 이민 사회의 계층 구조가 다양해지면서 1980~90년대 이민 가정의 청소년들은 1.5세가 다수였다면 지금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 청소년들이 학교와 캠퍼스의 다수를 점하면서 이들 사이에도 간극이 생기고 있다는 것.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부는 ‘왕따’로 내몰리거나 대인 접촉을 피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으며 이 같은 고립은 결국 인적 완충지대가 없는 외톨이를 양산, 극단적인 행동을 낳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드니 손 변호사는 “외형적으로는 좋은 학교 나오고 전문직을 가져도 고립된 심리상태를 가질 수 있다”며 “특히 1.5세들은 유학생들로부터는 미국 사람으로, 2세들에게는 한국 사람으로 여겨지면서 고립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민 1.5세, 2세로서 한인 자녀들이 학교 캠퍼스나 커뮤니티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고 고립감을 느끼거나 심적 갈등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주 생명의 전화 대표인 박다윗 목사는 “방황하는 청소년이나 심적 갈등과 고통을 겪는 젊은이들을 커뮤니티 차원에서 붙잡아주고 이끌어주는 체계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특히 교회 등이 열린 마음과 관심을 가지고 한인 청소년들에게 상담과 교류의 장을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흥 공간만 무성할 뿐 한인 1.5세, 2세대들이 건전하게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장소나 프로그램이 매우 부족한 것도 한인사회가 커뮤니티 차원에서 가진 문제라는 지적이다.
스스로를‘힙합보이’라고 밝힌 16세의 한인 청소년은 “한인타운에 갈 데가 없다”며 “게임방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별일 없이 몰려다니는 게 전부인데 우리도 갈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의 송정호 관장은 월드컵 때 한인타운을 가득 메운 한인 청소년들을 예로 들며 “무엇인가 함께 흥을 내고 신나할 수 있는 것에 얼마나 한인 젊은이들이 굶주렸는지를 보여주는 방증 아니냐”며 “한인타운내 청소년들이 신나게 신명을 뿜어낼 수 있는 장소를 어른들이 마련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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