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피를 흘리게 했다. 이젠 당신들 차례다…”
기숙사 총격 후 NBC에 우송
권총·망치든 섬뜩한 장면등
부유층·쾌락주의에 적개심
“벤츠, 금목걸이로도 부족했나, 이 속물들아” “너희가 내 피를 흘리게 했다” “이제 너희 손에 결코 씻을 수 없는 피가 묻었다”
지난 16일 발생한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가 이같이 극단적 증오와 적개심으로 가득 찬 내용을 담은 충격적인 동영상과 사진 등을 사건 당일 NBC방송에 우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승희는 특히 이 우편물을 사건 당일 기숙사에서 1차 범행을 저지른 후 공대 건물 2차 총격을 저지르기 직전인 16일 오전 9시 1분에 우체국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나 당시 두 차례 총격 사이 2시간여 동안의 그의 행적과 이번 사건의 배경과 동기를 풀어줄 핵심적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NBC는 이날 오전 뉴욕의 NBC 방송에 조승희가 보낸 ‘선언문’형식의 동영상과 사진, 글이 든 우편물이 배달됐으며 이를 즉시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우편물에는 1,800단어 분량의 선언문과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이는 27개의 디지털 동영상 파일 및 총 29장의 사진이 담긴 DVD가 들어 있었다고 NBC는 밝혔다.
이들 사진이나 동영상에는 실제 총격 장면은 없었으나 이 가운데 11개의 사진은 조승희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권총 두 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모습을 포함 카메라를 향해 총을 겨누거나 칼을 자신의 목에 들이대고 있는 등 살의에 가득찬 장면들이어서 보는 이들을 전율케 하고 있다.
비디오와 선언문에 나타난 조승희의 표현들은 ‘부자’들과 ‘쾌락주의’에 대한 극단적 적개심을 드러내고 복수를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극도의 정신적 혼란과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 사회와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노를 일시에 표출하는 형태를 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너희는 원하는 것을 다 가졌다. 너희의 머세데스와 금목걸이는 충분치 않았다. 너희들의 방탕함도 너의 쾌락적 요구를 채워주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조승희는 또 “너희는 오늘 일을 피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너희가 내 피를 흘리기로 결정했다”며 “때가 왔을 때 나는 감행했다.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들을 사용하기도 했다.
조승희가 NBC에 보낸 우편물 표지에는 보내는 사람의 이름이 ‘A. Ismail’로 기재돼 그의 시신에서 발견된 붉은 글씨의 ‘Ismail Ax’를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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