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눈물만…
부시 대통령 부부·학생·주민 등 수천명 모여
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의 범인이 한인 조승희로 밝혀진 가운데 사건 다음날인 17일 현장인 버지니아텍 캠퍼스는 충격과 허탈감 속에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넘쳐났다.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버지니아텍 캠퍼스내 캐슬 콜러시엄 스테디엄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행사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와 대학 교직원, 학생, 주민 등 수 천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시작 2시간 전부터 이 대학 학생, 교수 등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대다수가 버지니아텍의 상징인 주황색 셔츠를 입고 나와 학교 역사상 최악의 비극을 당한 슬픔을 달랬다.
<“충격, 아픔, 비탄…” 미국이 슬픔이 빠졌다. 전국을 경악케 한 버지니아텍 총격 난사 사건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가족과 동료를 잃은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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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DC에서 날아온 조지 부시 대통령은 “오늘은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날”이 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과 한인 학생들도 대거 참석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데 마음을 보탰다.
특히 이번 총기사건 현장에 있었다가 구사일생으로 죽음의 위기를 넘긴 한인 유학생 박창민(토목공학 박사과정)씨도 이날 병원에서 퇴원한 뒤 친구 10여명과 함께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추도식장을 찾은 유지연(패키징전공·석사과정)씨는 “처음 소식을 접한 뒤 같은 한인으로서 `왜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생각도 들었다”며 “미국인 교수님과 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니까 `전체 한국 유학생들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오히려 위로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버지니아텍 한인학생회는 이날 오전 범인이 한인 학생인 것으로 드러나자 즉각 대책회의를 갖고 한인 유학생 안전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대책회의 후 학교당국자들과 만나 한인학생회 대표들은 “학교 당국이 이번 사건에 한인 학생이 개입됐다고 해서 한국 유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며 불필요한 동요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연락이 닿지 않는 한인 학생이 있을 경우 명단을 제시하면 희생자 포함 여부를 알려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버지니아공대는 이번 총격사건 여파로 1주일간 휴교에 들어간 데 이어 사건현장을 이번 학기 동안 폐쇄키로 했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부시대통령 부부와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 부부가 버지니아텍을 방문, 추모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노리스 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정관희(기계공학 전공·박사후과정)씨는 “교재 등 필요한 서류를 찾기 위해 사건현장인 노리스 홀을 방문했으나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이번 학기동안 이 건물을 폐쇄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직도 사건현장에 유혈이 낭자해 있는 등 당시의 참혹한 상태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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