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를 경관들이 팔다리를 잡고 긴급히 옮기고 있다. 몸 대부분이 온통 피로 물든 피해자의 모습이 총격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짐작케 하고 있다.
피신 못하게 쇠사슬로 출입구 봉쇄하기도
학생들 범인 침입 저지하자 출입문에 총격
<캠퍼스 총격 일지>
16일 발생한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사건은 1966년 8월1일 텍사스 오스틴의 텍사스대학에서 찰스 화이트만이 총기를 난사해 자신의 어머니와 부인을 포함, 15명을 숨지게 하고 31명을 부상케 한 사건이후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다음은 주요 교내 총기사건.
▲2006년 10월 = 우유 트럭 배달부가 웨스트 니켈 마인스학교에 침입, 6세에서 14세까지 여학생 14명을 사살한 뒤 자살.
▲2006년 9월 = 15세 학생이 웨스턴 위스콘신에서 고등학교 교장 사살.
▲2005년 3월 = 미네소타주 북부 레드 레이크 고등학교에서 16세 학생이 5명의 학생과 교사 1명, 경비원 1명 등 7명을 사살한 뒤 자살.
▲2002년 1월 = 버지니아주 그룬디 애팔래치안 로스쿨서 퇴학당한 학생 총기 난사. 학장과 교수, 학생 각각 1명이 숨지고 다른 3명이 부상.
▲1999년 4월 = 콜로라도주 리틀톤 콜롬바인고등학교서 2명의 학생이 12명 학생과 1명의 교사 사살 후 자살.
▲1998년 3월 = 아칸소주 요네스보로의 웨스트사이드 중학교서 13세와 11세 중학생이 총기 난사. 교사 1명과 동료학생 4명 사망.
▲1966년 8월 = 텍사스 오스틴 텍사스대학에서 찰스 화이트만이 총기 난사. 어머니와 부인 포함 15명 사망.
<악몽의 3시간>
16일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버지니아텍 캠퍼스는 유혈이 낭자한 공포와 혼란의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연쇄적으로 이어진 범인의 무차별 총격으로 범인 자신을 포함 33명이 사망하는 등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가운데 이날 현장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의 증언과 경찰의 발표는 이날 무시무시했던 3시간여의 악몽의 장면들을 전해주고 있다.
■1차 총격
두 자루의 권총과 다량의 탄창으로 무장한 범인은 이날 아침 7시15분께 캠퍼스 남쪽에 위치한 남녀 공용 기숙사 ‘앰블러 존스턴 홀’에 침입, 건물 4층으로 올라가 2명의 학생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895명을 수용하는 교내 최대 기숙사인 이 건물은 총격이 나자 학생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차 총격
1차 총격을 가하고 기숙사에서 사라진 범인은 학교 당국이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 약 2시간 뒤인 9시15분께 첫 총격 현장에서 북쪽으로 0.5마일 정도 떨어진 공대 건물 ‘노리스 홀’ 강의실에 나타났다. 수사당국과 현장에 있던 학생들에 따르면 범인은 20대의 아시아계로 야구 모자를 쓰고 검은색 가죽조끼를 입고 있었으며 총격전 건물 출입구를 쇠사슬로 묶어 봉쇄한 뒤 강의실로 올라가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강의실 내부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범인은 별 표정 없이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강의실에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으며 먼저 교수의 머리에 총을 쏜 뒤 학생들을 향해 약 1분30초만에 30여발을 한꺼번에 난사했다.
■학생들 저지
총격후 잠시 사라졌던 범인은 얼마뒤 다른 강의실에 나타났다. 학생들이 문을 막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저지하자 범인은 문을 향해 총격을 가한 뒤 문을 밀고 들어와 다시 난사를 시작했다. 독일어 수업을 듣고 있던 1학년생 에린 쉬한은 “강의실이 온통 피투성이였으며 학생들이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것을 봤다”며 “강의실에 2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나를 포함해 4명만이 빠져나왔고 나머지는 모두 총에 맞았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범인은 이렇게 여러 강의실을 돌며 총 46명에게 총격을 가했고, 당시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 중 일부는 총소리를 듣고 공포에 질려 4층 창문에서 뛰어내렸으며 이중 4~5명은 발목이 부러지는 등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총격사건이 발생한 버지니아텍 캠퍼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버지니아텍은 총면적 2,600에이커에 100여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 광활한 캠퍼스로 1차와 2차 총격이 벌어진 건물 사이는 0.5마일이 떨어져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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