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타 노인 아파트의 한인 할머니들이 손수 짠 목도리와 스웨터 등을 수키 김 매니저가 ‘푸른초장의 집’ 엄영아 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비스타 아파트 한인 노인들
불우이웃에 목도리·스웨터 전달
“뜨개질로 소일도 하고 마음이 지친 이웃도 돕고 얼마나 좋아! 손수 짠 털실 목도리는 정성이 들어가서 더 따듯하지”
비스타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이 10일 지난 1년 반 동안 정성을 담아 손수 만든 스웨터와 목도리 등을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모여 있는 ‘푸른초장의 집’(Home on the Green Pastures)에 전달했다.
한인 노인들이 사랑의 뜨개질을 시작한 것은 3년 전. 비스타 아파트의 수키 김 매니저는 “손을 많이 움직이는 일을 하면 치매예방에 좋다는 말을 듣고 뜨개질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고맙게도 한인의류협회에서 무료로 실을 기부해 줬고 소일거리를 통해 사랑을 나누자는데 할머니들이 모두 동의해 뜨개질한 물건을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전해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여명의 한인 할머니들이 시작한 사랑의 뜨개질은 어느새 아파트에 거주하는 타인종 할머니들도 참여하는 ‘Hands Project’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멀리서 보기만 하던 할아버지들도 이제는 털실을 날러주고 실타래를 풀어주며 든든한 사랑의 손길을 더하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김계선(80) 할머니는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뜨개질을 하다보면 어깨가 아플 때도 있지만 목도리를 받아들고 힘을 얻을 이웃들을 생각하면 한코 한코 정성이 들어간다”며 흐뭇해했다.
신순남(78) 할머니는 “타인종 할머니들과 모여 뜨개질을 하다보면 예전에 한국에서 호롱불 켜놓고 옹기종기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뜨개질을 하던 생각이 난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남을 도울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알록달록한 목도리와 스웨터를 전달받은 푸른초장의 집 엄영아 원장은 “가정폭력을 피해 보호처에 머물고 있는 한인 여성들과 자녀들에게는 한인 할머니들이 자신들을 생각하며 정성과 사랑을 모아 뜨개질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큰 힘이 된다”며 “할머니들이 짠 사랑의 목도리가 가정폭력으로 지친 마음을 감싸줄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이 손수 짠 정성의 선물은 라티노 사회단체인 ‘Chicana Action Center’에도 전달됐다.
<김연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