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대가족을 이루며 사는 ‘다자녀’ 가족들이 부활절 방학을 맞아 모여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승관 기자>
“다섯째도 낳을 건데요”
자연스레 친해져 매달 생일에 모이면 22명
“늘 정신 없지만 행복이 더 커요” 이구동성
“저출산이요? 우리는 몰라요.”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한인 4가정이 한 동네에 살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포터랜치에 있는 한인 4가정의 자녀수를 모두 합치면 14명이고 부부까지 함께 모이면 무려 22명이다.
이들 중 가장 연장자 부부는 노드롭 그루먼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마크 장(45)씨와 화가인 제인(45)씨 부부. 이들 부부는 올해 펜실베니아대학(유펜)에 진학하는 큰 딸 다이애나(18)와 제이미·미쉘(11) 쌍둥이 등 모두 3명의 공주를 두고 있다.
윌드파이낸셜 그룹에서 파이낸셜 매니저인 존 신(38)씨와 알린(37)씨 부부의 자녀는 4명이다. 매튜(10), 케일라(7), 앤드류(5), 제나(3) 등 2남2녀로 이들 부부는 이웃들로부터 “언제 다섯째를 가질 거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프로 테니스 코치인 데일(41)·진(36) 김씨 부부에게는 캘빈(11), 클라라(4), 코레이(2) 등 3명의 자녀가 있다. 직장 관계로 이날 함께 모이지는 못했어도 김영일(47)·애나 김(41)씨 부부도 2남2녀 등 자녀가 4명이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이들 가정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의 생일이 돌아올 때면 파티를 열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끼리 선물도 교환한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에 갈 때도 함께 움직인다.
제인 장씨는 “2000년부터 같은 골목에 살기 시작해 친해진 뒤 벌써 7년”이라며 “서로 ‘누구네 엄마’라고 부르면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키우는 게 힘들지는 않을까. 물론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녀를 키우는 기쁨에 비하면 아무렇지도 않다고 이들 부부는 약속이나 한 듯 얘기한다.
진 김씨는 “아이가 3명이나 되니 집에서는 늘 정신없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을 꿈꿔왔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알린 신씨도 “어릴 때 혼자 자라서 외로웠는데 심심하지 않고 좋다. 아이들끼리 잘 노니까 지금은 별로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매니저인 존 신씨는 “아이들이 늘어가면서 오히려 수입이 늘었다”며 “가정과 일의 균형을 맞추어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번영’(prosperous)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또 자녀를 미루는 부부들에게 “커리어를 쌓기 위해 아이를 늦게 가지는 것은 좋지 않다”며 “기회를 놓치면 아이를 가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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