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6,200만명이 이용하는 LA국제공항(LAX)는 뉴욕의 JFK공항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곳이다. 이중 외국인만 1,200만명이 이곳을 통해 남가주를 찾고 있다.
이런 거대한 LAX가 요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달 23일에는 LA공항과 TSA 및 LA시 검찰이 기자회견을 한다며 보도자료를 돌렸다.
승객들의 수하물을 검사하는 공항 직원들이 승객들의 짐을 ‘슬쩍’했다는 것이다. 1년여에 걸친 수사 끝에 LA시 검찰은 8명의 수송안전국(TSA) 직원과 2명의 LA공항공단(LAWA) 직원 및 단수 여행객 1명 등 모두 11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승객들이 안전 검사를 위해 맡긴 짐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상습적으로 롤렉스 시계 등 귀중품을 훔쳤다는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탐브래들리 국제선터미널(TBIT) 1층 입국 심사장에 난데없이 물난리가 난 것이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공항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던 인부가 주 수도관을 건드린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인이 낮선 땅에 내려 그 지역의 첫 인상을 가늠하는 입국심사장은 삽시간에 물이 불어났고, 평소 근엄하던 표정의 이민국 직원들은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TBIT의 입국 심사 업무는 이틀 동안 중단됐고 국제선 청사를 이용하던 30개 항공사들은 다른 터미널을 이용해야 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과 환영객의 몫으로 돌아왔다.
이를 모르고 공항에 마중 나간 환영객들은 TBIT에서 뒤늦게 6번터미널로 뜀박질을 해야 했고, 승객들은 다른 곳으로 가버린 짐을 찾느라 입국장에서 2시간 넘게 기다리려야 했다.
LA공항의 문제점이 이것만은 아니다. 1980년대 초반 지어진 LA공항은 시설면에서는 미국내에서 가장 후진 공항으로 뽑히고 있으며 이용자 수용면에서는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오죽했으면 리스 비용을 올리려는 LA공항측에 항공사들이 집단으로 반발, “시설개선은 뒷전이면서 리스비용은 다른 공항과 같은 수준으로 받으려 한다”며 연방 교통부에 클레임까지 했을까.
입국장을 빠져 나오면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이 벽에서 ‘See my LA’하며 활짝 웃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낡고 우중충하기만 LAX의 현실과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대용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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