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방간 질환이 어린이 건강에 심각한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간은 술 먹는 중년 이상에게나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최근에는 8세 어린이에게서도 간경변이 나타나고 있는 것.
지방 과다 축적되면
성장 장애 성인병 유발
당뇨·고혈압·간경변으로
기름진 음식등 피하고
운동과 식사 조절을
지방간은 음주에 의한 ‘알콜성 지방간’과 기름기가 많은 음식 섭취로 인한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크게 2개로 분류된다. 의학적 정의에 따르면 지방간(비알콜성 지방간)은 간의 5% 또는 그 이상 지방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지방간의 약 20~25% 정도의 케이스는 간 손상 및 염증을 일으켜 간염이 생길 수 있으며 간염은 또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지방간은 간세포 자체의 염증이나 파괴가 아닌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상태로 병은 아니고 간 손상으로 갈 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다. 그러나 이를 방치할 경우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잡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지방간은 조직 검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으며 운동과 식사 조절밖에는 해결책이 없다.
현재 미국은 ‘비만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어린이 비만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에게 과다 축적된 지방은 성장의 장애요인이 될 뿐 아니라, 성인병으로 알려진 당뇨나 지방간 등 심각한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수백명의 어린이들이 지방간으로 있는 데도 모르고 있다는 것. 특히 부모나 심지어는 의사들까지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래디 어린이 병원의 지방간 클리닉 디렉터이자 샌디에고 의대 소아과학 교수 제프리 슈위머 박사가 지난해 10월 소아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샌디에고 카운티 내 2~19세 아이들 중 약 10%나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비율을 미국 전체에 대입하면 약 650만명의 미국 어린이들이 지방간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어린이 지방간 문제는 바로 소아비만이다. 슈위머 박사의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약 80%의 어린이가 비만 또는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아비만 환자 중 40% 가까이나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어린이 지방간 환자들이 성인이 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 지난해 간질환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간장학(Hepatology) 10월호에 실린 스웨덴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간 어린이들을 14년 후 추적 조사한 결과, 대개는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내당능 장애(Impaired Glucose Tolerance, IGT), 간 질환 말기환자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방간이 있는 어린이들은 이런 심각한 성인병 관련 질병이 이미 시작됐거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간경변 등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소아비만을 잡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균형 잡힌 식사와 건강한 생활습관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부모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게 하지 말고,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 및 인스턴트, 가공식품, 패스트푸드의 섭취는 제한한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무조건 육류 섭취를 제한하면 성장기 꼭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다. 지방을 제거한 살코기, 생선, 우유, 콩과 두부 등을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탕과 소금 및 조미료 사용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인다.
TV나 컴퓨터 앞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고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게 배려한다. 하지만 뚱뚱하다고 지나치게 음식조절을 강요하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 및 우울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세심하게 배려해 사랑받는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고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이끌도록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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