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싸게 사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뉴욕을 비롯한 서너 개 도시에서 정가의 50~80 % 할인하는 경우가 많은 샘플 세일의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과거 극소수의 알 만한 사람들이나 패션계 프로들에게만 공개되던 행사가 이제는 모든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됐고 소매업자들에게는 시즌이 끝났거나 재고가 너무 많이 남은 물건을 처분하기 위한 방법으로 애용돼 요즘 샘플 세일은 남성 및 아동복, 가정용품, 장신구, 구두, 굽 달린 유리잔, 가구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소수 프로들 대상서 이젠 일반으로 확대
시즌 지났거나 재고상품 처분 위해 활용
아동복·가정용품·구두·가구까지 확대
샘플 세일의 70% 정도는 뉴욕시에서 열리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가입자들에게 샘플 세일 일정을 e메일로 알려주는 ‘데일리캔디 닷캄’의 편집장인 다니엘 로마노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점점 인기가 커가고 있다. 몇 개 회사는 다른 도시에서도 순회 공연하듯 판매를 한다.
최근 뉴욕으로 친구를 방문한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거주 매리 에이오지카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만한 일정으로 샘플 세일장을 찾았다. 맨해턴 의류상가의 ‘쇼룸 세븐’에서 소매가 175달러짜리 핀스 데님 진 스커트를 20달러, 백화점에 가면 250달러는 줘야 할 캐시미어 혼방 윗도리를 30달러에 샀다.
샘플 세일에 모이는 사람은 소득수준이 다양하다. 탈의실에 가보면 주먹 만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털 코트를 걸친 사람, 유럽제 저가 의류매장 H&M에서 산 옷에 맞춰 입을 옷을 찾는 사람이 함께 옷을 입어보고 있다.
원래 샘플 세일은 백화점 바이어들에게 새로 나온 옷을 보여주기 위해 모델들에게 입히려고 만든 진짜 디자이너 샘플을 파는 것이었다. 아직도 그런 식으로 세일을 하는 패션하우스들이 있지만 재고정리 방안으로 활용하는 전국규모 소매체인들이 늘고 있는데 사흘 동안 난장판처럼 열리는 것이 많다.
디자이너들의 샘플 세일은 봉제공장이나 자신의 쇼룸 또는 지하실에서 많이 열린다. 큰 전국 규모 마케터들은 ‘소이퍼-해스킨’(www.soifferhaskin.com), ‘클로딩라인’(www.clothingline.com), ‘빌리언 달러 베이브스’(www. billiondollarbabes.com) 같은 대행 회사를 이용한다. 보통 일년에 두번, 한번은 춘하복, 다른 한번은 추동복으로 나뉘어 연다.
‘탑바튼’(www.topbutton.com), ‘데일리캔디’(DailyCandy.com), ‘버짓패셔니스타’(www.BudgetFashionista.com), ‘레이자샤핑’(www.LazarShopping. com)같은 웹사이트들은 가입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샘플 세일 목록을 보내주기도 한다.
럭서리 브랜드들은 샘플 세일을 이용해서 할인 체인에 의존하지 않고 재고과잉인 물건들을 조용히 처리한다. ‘바카라’는 지난 3월 세일에서 수백달러에 소매되었을 크리스탈 잔들을 60~80% 싸게 팔았다. 사진 촬영이나 매장 전시용으로 사용된 것이라 새 물건으로 팔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이 회사 대변인 하이메 히메네스는 말했다. 이 회사는 뉴저지의 창고에서 대규모 샘플 세일을 열지만 뉴욕에서는 소이퍼-해스킨스를 이용했다.
‘투르노’는 제작이 중단됐거나 팔리지 않은 펜과 시계들을 샘플 세일에 내놓는다. 원래 200~3만달러였던 시계들을 35~50% 할인해서 파는데 재고량은 세일 때마다 다르다. 이 회사 간부들은 샘플 세일 때문에 자동차 한대 값보다 비싼 시계를 파는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까 우려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또 그만큼 할인해 줘도 회사는 돈을 번다.
그러나 진짜 샘플을 싸게 파는 곳도 많지만 마케팅 방법으로 사용하는 세일도 종종 있다. 또 싸다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사가지고 가서 한 번도 입거나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잘한 샤핑이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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