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그렇지만 이곳 미국에서도 상당수 학생들이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난생 처음 부모로부터의 규제와 절제에서 벗어난‘새로운 자유’를 만끽한다.
많은 학생들이 부모 곁을 떠나 대학 근처의 아파트 또는 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자유’라는 것은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탈선과 범죄에 빠져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대학생이 될 때까지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난 청소년 중 일부는 보호막이 걷히면서 이같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젊은이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탈선의 길로 접어든다. ‘친구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기준을 두는데다, 그룹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일탈한다는 것. 심한 경우 한 번도 관심 두지 않았던 술과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 마약으로 발전하고 급기야는 강, 절도 등 강력범죄까지 저지르게 된다.
조기유학도 위험성을 내포하기는 마찬가지. 많은 한국부모들이 국내 조기유학 붐에 편승해 어린 자녀를 외국에 있는 친척 또는 친지 집에 맡겨놓고 ‘잘 되겠지’하고 방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미국은 물론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자녀를 낯선 땅에 내려놓고 돌아가는 한국부모들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유학만 보내면 그만’이라는 부모들의 안이한 생각이 아이를 망친다” 며 “자녀가 잘 되려면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이 절대적” 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북부 샌디에고 카운티의 부촌인 라호야에 있는 명문 사립고 ‘라호야 컨트리 데이스쿨’에 다니던 18세 한인 조기유학생이 학교친구 2명과 함께 캠퍼스에 보관중이던 컴퓨터 100여대를 훔쳐 판매하려다 경찰에 적발돼 중범으로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 3명 모두 학교로부터 퇴학당하고 형사범으로 법정에 서는 등 개인 기록에 빨간 줄이 그어지는 불이익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열흘 전에는 UC 리버사이드에 재학중인 한인 남학생이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프리웨이에서 친구들이 탄 차량과 레이스를 벌이다 상대방 차가 뒤집어져 여학생 1명이 사망하고 다른 학생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시속 100마일로 질주하며 죽음의 레이스를 벌인 이 학생에게는 2급 살인혐의가 적용돼 10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잇따른 한인학생 관련 사건사고를 접하면서 ‘왜 이렇게까지 문제가 악화됐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구부러진 쑥도 삼밭에 심으면 꼿꼿하게 자란다’는 옛말이 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악인도 되고 선인도 된다는 말이다. 자녀에 대한 무관심은 비극의 씨앗을 잉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구성훈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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