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판세까지‘혼미’
탈레반 잔당 세 확장 남동부지역 다시 장악
3만병력 투입했지만 부시‘테러전선’흔들
나토에 증파요청 불구 회원국들‘미적미적’
이라크가 종파분쟁으로 치안부재의 내전상태에 빠진데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저항세력이 준동,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이라크만도 모자라 아프간까지‘대테러 전선’전체가 요동치고 있으니 테러와의 전쟁에 자신의‘정치자산’을 올인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년 전 불과 수 백명의 중앙정보국(CIA) 소속 특수전 요원들을 동원해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는데 성공했던 미국은 이라크에 발목이 잡혀 힘든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3만에 가까운 미군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되살아 난 적’과 맞서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 배치된 미군의 수는 2만7,000명 정도로 지난 2002년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산악지대인 보라보라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궁지로 몰아넣고 집중공세를 펼쳤던 때의 4,300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탈레반의 ‘부활’을 저지하기 역부족이라 판단한 부시 대통령은 15일 현지 미군 지휘관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3,200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증파키로 하는 한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게도 추가 병력 파병을 촉구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등 나토회원국들이 대부분의 전투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탈레반이 재장악한 남동부지역에 병력을 주둔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나머지 22개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의 거듭된 지원요청에 계속 딴청을 부리고 있다.
미국의 공격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던 탈레반 잔당들이 이처럼 급속히 세를 키워 남동부 지역을 재장악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로는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의 극심한 부패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여기에 전후 복구 작업마저 지지부진해지자 중앙정부에 대한 반발이 거세졌고 카르자이 행정부의 버팀목인 미국 역시 적대감의 일차 표적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몸을 숨긴 채 때를 기다려온 탈레반은 관과 민사이의 벌어진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중앙정부를 대신해 지역 치안을 담당해온 민병대를 차례로 규합, 급속히 영향력과 몸집을 불리고 있다.
탈레반은 특히 아편 판매를 통해 군비를 조달하고 있어 미국에게 이중의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널리 알려졌듯 세계 최대의 양귀비 재배국이다. 지난 한해 동안 양귀비 경작지는 60%나 증가했고 여기서 나오는 아편은 동남아 지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양귀비 재배를 단속했었으나 극심한 경제난으로 아편재배 농가가 급증하자 이제는 지역 민병대와 합작으로 이를 지원, 연 30억달러 가량의 군비를 여기서 조달하고 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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