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종 가운데 5분의1 이상이 수컷을 죽이는 박테리아에 감염돼 있으며 이런 박테리아는 한 나비 종에게서 단성 생식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연구진은 월바키아(Wolbachi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박테리아가 곤충 종 5분의1 이상에 퍼져 있을 정도로 흔하며 수컷을 암컷으로 바꿀 수도 있고 감염된 암컷은 수컷 없이 단성 생식을 할 수도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 박테리아가 숙주의 자연적인 짝짓기 패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만 이 때문에 야생 생태계에 일어나는 변화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아시아에서 마다가스카르, 호주에서 이스터섬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하는 남방오색나비(Hypolimnas bolina)를 조사한 결과 태평양 섬과 동남아 개체군에서는 이 박테리아가 어미로부터 아들로 옮겨져 수컷은 알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죽으며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암수 비례가 100:1이나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3년에 걸쳐 베트남과 호주, 18개 오지 섬 등 20개 지역에서 이들 나비 집단의 성비와 암컷들의 짝짓기 빈도, 수컷의 정소 크기를 관찰했다.
이들은 수컷이 적은 지역에서는 암컷들의 짝짓기 빈도도 낮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수많은 암컷들과 교미한 수컷들은 기진맥진해 결국은 정소가 점점 작아지고 수정 능력도 떨어지게 되는데 놀랍게도 암컷들은 정소가 작아진 수컷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며 그럴수록 수정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더욱 극성스러워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가 곤충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이런 현상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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