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서울대·중앙대·충남대·고려대, ‘과학수사’ 연구참여
갈수록 흉포화, 지능화하고 있는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과학기술계가 ‘과학수사’ 기술 연맙?발벗고 나섰다.
미국 범죄드라마에 나오는 ‘C.S.I(범죄현장수사대)’를 실현함으로써 ‘범죄없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판 C.S.I’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기관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를 비롯해 서울대, 중앙대, 충남대, 고려대 등이다. 연구에는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 등 최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
KIST 등은 지난해 12월 대검찰청과 ‘국가 범죄수사의 과학화를 위한 상호 학술연구 교류’ 협정에 조인하고, 과학기술부 등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과학수사 기법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서울경찰청이 1일 개소한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거짓말, 족집게 처럼 찾아낸다 = 중앙대 이장한 교수팀은 범죄심리와 생리분석분야를 맡아 거짓말을 족집게처럼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사 대상자의 거짓말을 눈, 코, 입술, 미소 등 비언어적 안면표정 만으로도 알아내고, 안색이나 안면경련, 안구운동 등 얼굴의 조그만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탐지해 거짓말 여부를 가려낸다.
이를 위해 거짓말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감정과 거짓말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움직임의 특성에 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실제 범죄자와 사건기록 등을 대상으로 범인의 신체 움직임에 관한 특성연구도 병행된다.
연구팀은 미세한 얼굴 표정 변화와 손, 팔, 다리 등 신체의 움직임에 관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거짓말 탐지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거짓말 탐지기에 활용되는 피부 전기전도도와 관련, 그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피부 전기전도도 최적 탐지 위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혈류의 번화추이를 거짓말 탐지기에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다.
◇ 현장의 미세 흔적도 완벽히 탐지 = 사건.사고 현장에서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물. 하지만 국내에서는 지문채취를 위한 형광물질이나 조사장비에 대한 개발이 미흡한 실정이다.
충남대 박성우 교수팀은 현장의 미세한 흔적을 탐색하기 위한 ‘지능형 형광 나노입자’를 제조하고 이를 통해 탐지된 미세시료를 분석하는 ‘바이오 나노시료 감식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극미량의 미세한 증거물을 고감도로 탐지하는 ‘바이오-나노 탐침’과 사건을 유발한 생체 유해물질을 신속하게 밝혀내는 ‘BT 융합센서’도 개발된다.
◇ 사이버 범죄도 ‘꼼작마’ = 고려대 이상진 교수팀은 ‘디지털 과학수사’ 연구를 맡고 있다.
휴대전화 이용의 대중화에 따라 범죄 단서들이 모바일 기기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모바일 기기 접근방안을 비롯해 모바일 기기의 메모리복구, 파일 포맷 분석, 삭제정보 복구 기술 등을 통해 모바일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심층 암호기술과 암호 분석 및 탐지 기술을 통해 디지털 기기에 숨겨진 범죄정보를 탐지하고 추출해내는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마약도 발붙일 곳 없다 = KIST의 특성분석센터 이강봉 박사팀은 미세 증거물 및 마약 분석기술 분야를 맡아 미세 증거물 평가기술과 남용 마약류 감식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극미량 흔적 증거물 분석법과 마약류의 핑거프린트 기법, 극미량 검출법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미세 증거물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신종 유해물질 및 시체 부검 독성물질 탐색기술도 연구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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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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