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더미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망치와 같은 위력으로 흙을 사방으로 흩뿌려 놓으며 이런 방식의 토양 침식으로 초래되는 경제적 손실이 미국에서만 연간 270억달러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
밴더빌트 대학과 템피 소재 애리조나 주립대 공동 연구진이 지구물리학연구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는 지금까지 비의 작용에 관해 수많은 연구들이 나왔지만 한결같은 결함은 경사면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표면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고속촬영한 결과 표면이 수평일 때는 흙 알갱이가 웅덩이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지만 경사면에서는 뜻밖의 현상을 발견했다.
예상대로 위쪽으로 퍼지는 흙의 양은 아주 적고 올라간 거리도 짧은 반면 아래 쪽으로 퍼지는 흙은 훨씬 많고 거리도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원인이 기존 이론과는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전까지 학자들은 경사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내려가는 흙 알갱이는 당연히 먼 거리를 내려갈 것이고 올라가는 흙 알갱이는 당연히 짧은 거리 밖에 못 가는 것으로 단순히 설명해 왔다.
그러나 새 연구에서는 흙 알갱이의 대부분이 아래로 쏠리는 것은 빗물의 대부분이 아래쪽으로 튀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흙 알갱이의 대부분은 더 많은 물에 의해 아래 쪽으로 먼 거리를 밀려 내려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사실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지구에서 가장 평범한 현상 가운데 하나인 비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한 걸음 다가선 것이며 토양 침식 예방을 위한 새로운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사소한 노력으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중서부 더스트 볼 지역을 휩쓴 큰 가뭄 이후의 밭이랑 조성 방식 변화를 예로 들었다.
당시만 해도 많은 농민들은 경사지의 밭이랑을 위-아래로 만들었는데 이런 방식이 귀중한 표토를 유실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농무부는 밭이랑을 수평으로 만들도록 권고했고 농민들은 가로 이랑으로 빗물을 가둘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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