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끼리도 격이 다르다?
기러기-철새처럼 일년에 한 두번 미국 방문
펭귄-경제 형편 어려워 못오고 공항서 배웅
독수리-의사·변호사 등 부담없이 날아와
미국에 체류하는 초등학생 아들, 부인과 유럽 여행을 마친 후 한국 귀국 준비를 하는 김모(42)씨.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김씨에게는 ‘기러기 아빠’란 딱지대신 곧 국어사전에 등재될‘독수리 아빠’란 딱지가 제격이다.
기러기 아빠가 분화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기러기 아빠가‘펭귄 아빠’‘독수리 아빠’등으로 방계를 쳐가며 그들 세계의 빈부격차가 정도를 더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철새가 이동하듯 일 년에 한 차례씩 미국의 가족을 방문하는 기러기 아빠는 펭귄 아빠에 비하면 신수가 훤하다.
날지 못하는 날개를 빗댄 펭귄 아빠는 가족과 함께 날아가고 싶어도 경제적 여유가 없어 공항까지만 배웅하고 마는 이들로 온라인 국어사전에도 벌써 등재돼 있다.
‘새들의 왕’으로 군림하는 독수리를 본 딴 독수리 아빠는 극소수의 부유층에 해당한다. 이들은 휴가를 아무 때나 낼 수 있는 개업 의사, 개업 변호사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일 년에 수 차례씩 본인과 가족이 상호 방문하는 성형외과 개업의인 김씨는 “기러기 아빠란 불편을 솔직히 잘 느끼지 못 한다”고 말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영어가 경쟁력?’이란 신념이 부유층은 물론 중산층마저 미국으로 내몰게 됨에 따라 조기 유학생 사이에서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이질감이 생겨나고 있다.
부모 모두 의사 부모를 둔 덕에 양모(8)군은 수백달러를 호가하는 장난감을 턱턱 사는 반면, 평범한 회사원의 자식들은 양군을 부러움의 눈길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조기 유학생 아들과 함께 미국에 체류 중인 한 한인 엄마는 “현지 한인들과는 정서가 좀 다른 면도 있고 해서 조기 유학생 엄마들과 같이 다녔는데 요새는 엄마들 사이에서도 재산자랑, 아들자랑, 남편자랑의 정도가 달라 서로 불편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해 펭귄과 기러기, 독수리가 한 하늘에서 날 수 없음을 내비쳤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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