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노대통령 제안에 부정적 반응
노무현 대통령이 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제안한 ‘대통령 4년 연임’ 개헌에 대해 LA한인들은 개헌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조를 하면서도 이같은 제의가 최악의 지지율과, 열린 우리당 내분 등으로 좁아진 정치적 입지를 반전시키려는 포석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인들은 5년 단임제가 과거 독재시대에 대한 국민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점을 들면서 이제 한국 국민들의 정치수준이 높아진 만큼 연임제 채택에 대해서는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유학생 김운기(33)씨는 “일인 독재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며 “민주화 정착으로 5년 단임제라는 안전장치가 필요 없게 됐으니 4년 중임제 개헌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45)씨도 “대통령이 단임이면서도 임기가 너무 짧은 것은 문제이며 미국의 경우처럼 잘하는 대통령은 다시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개헌 자체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여야의 논의도 없이 갑작스럽게 개헌을 들고 나온 것은 수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정치력을 반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경춘씨(68)는 “국민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개헌과 개헌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차기 정권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개헌 자체를 반대했다.
회계사 김모(42)씨도 “노 대통령이 뜬금없이 개헌 논의를 꺼내 정국 돌파를 하려는 것이라면 너무 속보이는 짓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논란을 키울 수 있는 지금 이 시점이 아니라 대선 후에 바로 개헌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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