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설(瑞雪)
지난 세월
허기진
삶의 현장에서
구절구절이 갈라진
아픔의 흔적
그 위에
송이송이
눈이 내린다.
남이 보기에도
부끄러우리만큼
번쩍번쩍 빛나는
허영의 진주를 찾아
때 묻은 거리를 맴돌던
죄스러운 발걸음들…
우리 모두는
그간
못난 나를 내세우느라
가장 가까운 이웃들과
담장을 높이고
스스로를 괴로워했다.
이제
서설이
언 땅, 흙 가슴위에
소리 없이 녹아
잦아드는 날
허전하고
을씨년스러운
빈들에도
생명의 꽃이 피리라
향기가 넘쳐흐르리라
침묵의 대지가
기지개를 펴고
깊은 잠을 깨는 날
너와 나도
광야로 나와
싱그러운 열매를 거두며
환희의 축배를 들자
정용진
<작가 약력>
▲1939년 경기 여주 출생
▲성균관대학교 법정대학 법률학과 졸업
▲지평선 시인 동인
▲미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회장 역임, A member of Pen USA.
▲시집‘강마을’‘장미밭에서’‘빈 가슴은 고요로 채워두고’
▲에세이‘마음 밭에 삶의 뜻을 심으며’‘시인과 농부’‘재미작가 9인 에세이’(공저)
▲제10회 미주문학상 수상
▲현재 샌디에고 휠부룩에서 에덴장미 농장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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