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치중 가장 정직한 것은 시간이라고 했다. 다사다난했던 병술년 개의 해도 어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정해년 돼지의 해 아침이 밝았다.
올해는 특히 600년만에 찾아온다는 ‘황금돼지해’여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 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운이 많아 다복하게 산다는 속설때문에 출산도 늘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많은 역술인들과 역사학자들은 황금돼지해는 존재하지 않으며 얄팍한 상술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오행설에 따르면 정해년의 정(丁)은 불(火)을 뜻하는 빨간색이고 따라서 올해는 정확히는 ‘빨간 돼지해’이다. 600년이 아닌 60년 만에 찾아오는 빨간 돼지해지만 그래도 돼지 해중에서는 최고로 친다.
어쨌든 새해부터 너무 따지지 말자. 우리 선조들은 돼지를 부와 복의 상징으로 여겼고 돼지꿈을 재물과 행운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돼지해를 맞으며 행운과 재물이 따를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해에 한인들이 거는 기대가 더 큰 것은 지난해가 상대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한인사회 경제의 화두는 단연 부진한 부동산 경기였다. 2005년까지만 해도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뛰면서 부동산 만큼 확실한 투자는 없었다. 그러나 오를때가 있으면 내릴때가 있는 법,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조정기를 거치면서 가격 상승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하락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부동산 조정기는 불행이 아니고 축복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매년 20% 이상씩 증가하는 가격 상승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속될 수 없으며 만약 이같은 상승세가 2,3년만 더 계속됐다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백만장자가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결국은 90년대초 같은 부동산 폭락 사태로 이어졌을 것이다.
집값이 5~10% 내렸다고 우울해하는 사람들은 집값이 30~40% 폭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정직한 사회다. 로토에 당첨되지 않고서야 일확천금을 할 수 없다. 앞으로 최소한 부동산에서 단기 시세차익은 없을 것 같다.
집을 갖고 있는 기자도 약간 손해를 봤지만 바이어들은 모처럼 내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고 이들이 시장으로 돌아오는 올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 내렸던 집값은 다시 오를 것이다.
냄비근성으로 유명한 한인들이 올해는 좀 느긋해졌으며 좋겠다. 돼지는 다른 동물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결국 먹을 것도 가장 많이 챙긴다. 부동산이든 사업이든, 투자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나아갈 때 황금돼지의 꿈은 결국 실현될 것이다.
<조환동>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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