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천사기독호스피스재단 디렉터(가운데)가 30일 암회복 환자 및 자원봉사자들과 ‘천사회’ 모임을 갖기 위해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승관 기자>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생명을 연장시키는 의술 대신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임종 봉사자’라 할 수 있다. 의술로 소생이 불가능하다는 사형선고를 받게 된 말기 암환자들에게 호스피스는 이생을 마감하는 길을 끝까지 지켜 주는 길동무인 셈이다.
‘하늘길 천사 도우미’
고단했던 삶, 이젠 편히 쉬소서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봉사자 김광식씨
김광식(62) 천사기독호스피스재단 디렉터는 5년 전 하던 일을 접고 호스피스가 됐다. 미국생활을 30여년 넘게 하고 나이도 5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남은 일생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가 과감히 비즈니스를 정리했다.
김 디렉터는 “신학과를 나왔지만 목사가 될 수 없었고, 봉사의 길을 찾다보니 호스피스가 여생을 바칠 길이라 생각됐다”면서 “카운티 USC 병원에서 간호사로 오래 일하고 있는 부인이 얘기해 준 한인 환자들에 대한 얘기도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2001년 5월부터 호스피스 활동에 나선 김 디렉터는 주로 USC 병원을 포함해 한인들이 많이 찾는 병원에서 처지가 딱한 한인 말기 암환자 소식을 들으면 찾아가기 시작했다.
김 디렉터는 “호스피스가 고통이 심한 사람들에게 이를 완화하고 신앙적·정신적으로 삶을 잘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을 마감하더라도 구원을 받았다고 하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인생 마지막 길에 김 디렉터와 말동무를 한 환자는 20명이 넘는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반까지 시간을 함께 했다.
주로 50대 중반 미만 위주로 찾아다녔는데 “나이가 젊으면 삶에 대한 욕구도 그만큼 강해 다가오는 ‘마지막 시간’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말기 환자들과 가족들을 알게 되다 보니 이들을 더 많이 돕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천사기독호스피스재단’을 만들게 됐고, 암선고를 받았지만 회복한 환자도 많이 만나게 됐다.
회복하더라도 암선고를 받았던 환자들은 불안감과 소외감이 남아 있어 이들을 함께 모아 경험담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자는 차원에서 ‘천사회’란 친목회도 만들어 매주 목요일 만나고 있다.
김 디렉터는 “호스피스가 돼서 죽음이란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내 자신이 인정하고 스스로도 돌아보게 됐다”면서 “무연고로 쓸쓸히 죽음을 맞는 한인 환자는 다행히 아직까지 없었다”고 지난 5년을 회상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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