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환영서 하루만에 태도 돌변..종파 갈등 확산 우려한듯
미국 정부는 6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이라크 법원의 사형 선고 과정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재판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전날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선거지원차 네브래스카로 향하기 전 공항에서 독재자의 통치에서 법의 통치로 바꾸려는 이라크 국민 노력의 이정표라고 적극 환영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형 선고는 이라크 법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는 이라크 법체제와 특별법정으로 하여금 적절한 처벌이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토록 맡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특별법원 내부 소식에 정통한 미 고위관리는 이번 판결이나 선고에 미국은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사형 판결은 미국이 권유한게 아니며 오로지 이라크 내부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NN 등 미국 언론들은 후세인 사형 선고로 종파간 분쟁이 다시 촉발될 것을 우려하는 현장 보도를 시시각각으로 내보냈다.
결국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태도 전환은 자칫 후세인 재판에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비쳐질 경우 종파간 갈등 확산에 연루돼 이라크 문제가 난마처럼 더 꼬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전 개전을 결정, 후세인 체제를 붕괴시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사형선고에 대해선 영국은 사담이건, 다른 어느 누구건 사형제도에 반대한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블레어는 그러나 이번 사형선고가 이라크 사법부에 의해 내려진 결정임을 강조하면서 이라크의 과거가 어땠는지, 야만성과 전제정치, 후세인이 죽인 수십만명, 전쟁 등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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