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중간선거의 승리 방정식은 복잡하다.
어느 쪽이 어느 정도의 마진으로 승리하느냐에 따라 이겨도 이긴 게 아니고 패해도 패한 게 아닌 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이 실제로 선전 한다 해도 하원만을 탈환하는데 그치느냐 아니면 의회를 송두리째 접수하느냐에 따라 의회 주도권의 향배가 달라진다. 또 하원 탈환에 그칠 경우 의석 차이가 민주당의 운신 폭을 결정하게 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주장대로 공화당이 간발의 차이로 의회 수성에 성공할 경우 민주당의 쓰린 패배는 2008년의 대선과 총선에서의 대약진으로 이어지는 전화위복의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 가운데 민주당이 20석-25석을 추가해 하원을 탈환하지만 상원 공략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민주당은 최소한 15석을 추가 해야 하원의 다수당으로 자리바꿈을 하게 된다.
진짜 승부는 2008년 대선
차라리 간발의 패배가
전화위복 자극제 분석도
하원의 경우 여론조사로만 보면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지만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10여년간 공화당이 자당의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빼앗아 올수 있는 의석은 최대 30여석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54석의 하원의석을 무더기로 추가, ‘보수 혁명’을 일궈냈을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
하지만 민주당은 이같은 ‘절반의 성공’으로 실질적인 손해를 볼 수 있다. 공화당의 독주에 간신히 제동을 걸 수 있을진 몰라도 상원과 하원을 나누어 가진 양당의 힘겨루기로 의회의 ‘정체 현상’이 심화되기 십상이다. 이렇게 되면 공화당 독주시대와 달리 민주당은 여당과 책임을 나눠져야 하고 결국 2008 대선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만약 민주당이 양원 모두를 장악한다면 최저임금 인상, 정부와 제약사간의 직접 교섭을 통한 메디케어 처방약값 인하, 로비 제한 등 2008년 대선을 겨냥한 입법공세를 펼 수 있지만 이라크사태 처리라는 난제와 맞닥뜨려야 한다. 민주당은 미군의 이라크 철군일정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고 있으나 2008년도 대선 주자로 입에 오르내리는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을 비롯,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는 상태다. 자칫하다간 이라크 ‘뒷설거지’로 2008년 대선과 총선에서 덤터기를 쓸 공산이 크다.
공화당의 사정도 복잡하다. 운좋게 양원을 방어하거나 상원을 수성할 경우 수습하기 힘든 이라크 사태와 재정적자, 헬스케어 등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2008년도에 대비할 수 있는데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머뭇거리다간 ‘유예된 완패’의 빌미가 될 수 있다. 공화, 민주 어느 쪽이건 중간선거에서 이겼다고 무조건 기뻐할 일만도 아닌 셈이다. 어떻게 어느 정도의 마진으로 이겼느냐가 중요하다.
<이강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