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하나
“1,200달러나 냈는데 50달러 짜리 명함 하나 만들어주면 안됩니까?”
28대 한인회가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린 지난 8월 이사회에서는 난데없이 ‘명함’ 논쟁이 벌어졌다. 이사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한 이사가 느닷없이 이사 명함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들은 1,200달러나 이사회비를 냈는데 왜 한인회는 이사들에게 명함을 만들어주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돌연 이사회에 생기(?)가 돌며 뜨거운 논쟁이 시작됐다.
1인당 50달러가 소요되는 이사 명함을 무료로 찍을 것인가 아니면 별도로 명함제작비를 납부할 것인가가 이날 논쟁의 최대 쟁점이었다.
이날 이사회 후 한인회 주변에서는 이런 자조적인 우스개 소리가 돌았다. ‘40년 한인회 역사 상 가장 치열했던 토론은 바로 이날의 ‘명함’ 논쟁이다. 이 논쟁으로 한인회는 민주적인 토론절차가 살아있는 단체라는 것을 입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이사들이 단지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됐다. 큰 성과였다’
#장면 둘
얼마 전 한인회 임원들이 웨스트LA의 유태인센터를 방문했다. 한인회가 모처럼 변신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며 한인사회가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방문 후 나오고 있는 한인회의 반응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15층짜리 대형빌딩의 유태인센터와 같은 번듯한 건물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낡은 한인회관 건물이 외부인사를 접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그 규모와 역사를 비교할 때 한인회가 유태인회로부터 배울 첫 번째 교훈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태인회 방문 직후 한인회 관계자들은 “15층 짜리 대형 빌딩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 유태인센터를 방문해보니 한인회관은 너무 초라하다. 역시 사무실은 높은 층에 있어야 전망도 좋고 권위도 선다.(유태인회장 사무실은 이 빌딩의 11층에 있었다)”며 “현재 한인회관 1층으로 이전공사 중인 한인회 사무실을 다시 4층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8대 한인회가 일을 하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0년간의 구태를 벗고 새로운 한인회를 만들겠다며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그 외침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거기에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인회에 당장 필요한 것은 명함논쟁도 번듯한 고층빌딩도 아니다. 한인회는 60만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순수한 봉사의 열정을 되찾는 그 지점에서부터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
김상목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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