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계 주민 불심검문후 ID없자 경찰서 연행, 인격 모독도
이민국 단속반처럼 사복입고 국경수비대 모자 착용 밝혀져
알바니팍 주민들 13일 항의 시위, 해당 경관 처벌 요구
시카고 한인타운 인근에서 17지구 소속 사복경찰이 멕시코계 주민을 불심검문한 후 이민자 비하발언을 하며 체포까지 하는 사건이 발생, 커뮤니티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알바니팍 주민들이 17지구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갖고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남용을 규탄했다.
알바니팍 주민위원회(Albany Park Neighborhood Council/APNC)가 주축이 된 40여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킴볼길 루스벨트고교에서 출발해 17지구 경찰서 건물까지 도보로 행진한 뒤 로버트 둘레이 17지구 경찰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서장은 면담을 거부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멕시코 이민자인 어네스토 크루즈씨(21)가 불심검문을 당하면서 일어났다. 당시 크루즈씨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주차해놓고 옆에 서있었으며 그를 검문한 정체불명의 2명은 ‘미 국경 수비대’ 마크가 부착된 모자를 착용한 채 크루즈씨에게 신분증 및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요구했다. 이에 그가 지갑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자 크루즈씨는 곧바로 소속을 알 수 없는 차에 태워져 17지구 경찰서로 이송됐으며 경관들은 체포 도중 이민자를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송된 후 APNC의 도움을 받아 훈방됐으며 이 과정에서 APNC의 확인 결과 ‘국경수비대’ 모자를 쓴 2명은 이민국 단속반이 아니라 17지구 소속 경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크루즈씨는 이날 집회 현장에서 경찰에게 이민자를 단속할 어떠한 권리도 없음을 지적하며 그들은 내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뒤지고 오토바이도 가져가는 등 명백한 불법을 저질렀다. 이는 무고한 이웃들에게 겁을 주는 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더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알바니팍 주민이라는 프라틱 삼팟씨는 이런 일이 벌써 두 번이나 더 일어났었다며 2주전부터 로렌스-킴볼길 교차로와 윌슨-킴볼길 근처에서 ‘국경 수비대’ 모자를 쓴 공무원들이 행인들의 신분증을 단속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리아나 구즈만 APNC 의장은 경찰이 주민들의 안전은 커녕 위협이 되는 일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북미 이슬람회 시카고지부장 카짐 칸 이맘은 테러리즘에 관한 잘못된 정보로 법률과 법집행관들이 우리 이민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개탄한 뒤 우리는 이곳에서 일을 하며 세금을 내는 만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실버스틴 일리노이 주상원의원도 참석,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집행을 규탄했다. 그는 경찰에게는 신분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주민 모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17지구 경찰들은 이곳 거주자들의 권리를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지구 경찰서 앞에서 약 1시간 가량 집회를 가진 시위대는 면담을 요구한 둘레이 서장이 나타나지 않자 자진 해산했다. 다이앤 리마스 APNC 이사는 이미 어느 경관이 이같은 불법 행위를 했는지 파악하고 있지만 경찰의 공식 발표가 있기까지는 밝히지 않겠다며 17지구 경찰측에서는 해당 경관이 현재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지구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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