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삼일절등 기념행사 참여 저조
한국의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해 놓은 국경일 경축 행사에 시카고 한인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15일 퍼플호텔에서 열린 제61회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은 많이 잡아야 60~70여명선. 이중에는 축가를 부르기 위해 참여한 합창단원 20여명과 한인회관건립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초청된 건립위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으니 순수 참석자는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이같은 사정은 지난 삼일절 기념행사 때도 마찬가지로 이 행사 역시 순수 행사 참석자는 50여명이 채 안 되는 규모에서 치러졌었다. 물론 과거에도 시카고한인사회에서는 각종 국경일 기념행사가 수백여명이 모이는 성황리에 치러지는 사례는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2~3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참석인원이 100여명 정도는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분위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열기가 사라져도 너무 급격히 식어간다는 것이 일각의 지적이다. 이처럼 국경일 기념행사에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는 ‘각종 국경일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연령층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과 ‘한인회 소송전으로 인한 분열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광복절 행사에 참석했던 평통의 한 관계자는“1세대들은 여전히 광복절이라든지 삼일절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뜨겁다. 그러나 이민사회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한국적인 것을 기념하는 한인들이 숫자도 점점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본인은 아이들에게도 광복절이 어떤 날이며, 왜 중요한지 교육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날에 대해서 알고는 있지만, 과연 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광복절 행사에 참여하고, 주도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기념행사로 끝나는 것보다는 젊은 층도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야유회나 체육행사 등을 마련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는 방법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손수영(27, 대학원생)씨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행사를 하고, 또 공휴일이니까 어느 정도 분위기가 나는데, 이국 땅에서 국경일을 기념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 같지는 않다”며 “국경일은 물론 추석이나 설날은 한국을 대표하는 날이므로 지속적으로 기념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회 선거 소송의 후유증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전직 단체장은 “사실 1세들에게는 여전히 광복절을 생각하는 마음이 뜨겁다. 그러나 지난 삼일절 행사를 비롯, 광복절 행사를 주최한 단체가 한인회다 보니 여전히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참여를 꺼리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한인회장에 반대하는 것과 국경일을 기념하는 것은 엄연히 분리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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