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금액에만 집착·강권 경향…시정돼야
액수떠나 진정성이 우선
시카고 한인사회의 이민 연륜이 깊어지면서 부의 사회 환원을 위한 각종 기부 활동도 활발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기부 문화로 종종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시카고에서 성공적으로 비지니스를 운영하는 K씨는 얼마 전 자선 골프 기부금을 내면서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했다. 수표를 우편으로 보냈지만 접수가 되지 않고 반송됐던 것. 처음엔 주소를 잘못 적은 줄 알았지만 편지 봉투를 자세히 보니 K씨가 애초 보냈던 것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중에 알고보니 어느 정도 재력이 있고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사들에게는 최소 1천달러 이상의 기부금 하한선을 내부적으로 정해놓고 있었다더라면서 나름대로 성의 있게 300달러를 보냈는데 이게 뭐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기부받는 입장에서 단돈 1달러도 감사해야지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대형 주류 기업에는 접촉하지 않고 ‘만만한’ 영세 한인 상인들만 닥달한다는 불만도 있다. 차량정비소를 운영 중인 J씨는 한인 커뮤니티에선 매번 행사를 치를 때마다 도네이션이나 후원을 받으면서도 정작 자금에 여유가 있는 주류 대기업에는 접촉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주변 군소 한인상인들에게 기부금을 강권하다시피 하는데 후원을 거절하면 비즈니스에 차질이 생길까봐 울며겨자먹기로 돈을 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주는 쪽만 억울한 것은 아니다. 일부 단체 인사들은 명목상의 기부 뒤 그보다 더 큰 부담을 지워 결과적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단체의 직함을 유지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후원은 하지 않아 종종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한다. 이와 관련, 모한인단체 관계자는 대부분은 직위에 맞게 적절한 후원을 해주고 있지만 일부 인사는 아무런 후원도 하지 않으면서 명함만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억지로 기부를 강요하기도 뭣해 몇 번 부탁한 뒤에는 그냥 포기한다고 전했다.
결국 ‘진정성’ 있는 기부 문화 확립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받는 쪽에서는 액수와 상관없이 도움 자체에 감사해야 하고 주는 쪽에서는 과시용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찬조 한미정치연합회장은 액수와 상관 없이 주고 받는 쪽 모두 진실돼야 기부가 빛나는 것이라며 누가 1만달러 냈다고 해서 호들갑을 떨 것 없고 1백달러 냈다고 성의없는 것도 아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미 주류 사회처럼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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