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노스리지의 고급 주택가에서 벌어진 세 가족 피살사건은 그들 이웃뿐 아니라 일반에게도 충격이었다. 더 엄청난 것은 사고 당일 오후 16세 딸과 함께 피살된 50대 부부의 둘째 아들(21)이 범인으로 체포됐다는 발표였다.
경찰이 지난 4일 새벽 발생한 데이빗 메나드(56·부동산 브로커), 토니 메나드(55·정신병동 수간호사) 부부와 그라나다 고교 학생인 딸 애쉴리(16)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둘째 아들 브랜든(사진)을 당일 체포했고 검찰은 8일 그를 3건의 살인혐의로 정식 기소한 것. 이들 부부는 이날 새벽 6시30분께 칼과 총에 의해 숨진 채 거실과 뒤뜰에서 각각 발견됐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패륜범죄에 가족과 친지, 이웃들은 아연실색했다.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부부와 삼 남매로 구성된 이들은 비록 3자녀가 모두 입양(1975년, 1985년, 1990년)된 케이스지만 오랫동안 그림 같은 완벽한 가족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큰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 집안이었고 어떤 갈등도 없는 부모와 자식 관계였는데 어떻게 아들이 부모를, 또 여동생까지 칼과 총을 동원해서 죽일 수 있었겠냐며 슬픔과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사랑하는 부모와 여동생이 졸지에 피살되고 남동생은 살인범으로 몰린 채 혼자 남은 큰아들 스캇 매나드(27·응급 메디칼 요원)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5베드룸 주택에서 자녀들을 키워 온 매나드 부부는 독립했던 큰아들이 최근 집에 다시 돌아온 후 다시 다섯 식구가 되어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화목함을 과시했다.
주변에 따르면 펜실베니아주 출신인 이들 부부는 특히 자녀들에게 헌신적이었고 특히 가족이 함께 하는 정기 휴가, 피크닉. 위락공원 나들이에 큰 정성을 들였다. 두 아들은 보이스카웃과 이글 스카웃을 지내도록 뒷바라지를 했으며 요즘에는 학교 댄스팀에서 두각을 드러낸 딸 애쉴리를 돌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다.
사건 전날 밤에도 이들 다섯 식구는 함께 저녁을 먹고 딸의 댄스경연 대회가 열리는 몬트레이로 전 가족이 함께 주말여행을 한다는 계획을 짰다. 그 후 브랜든은 스카웃 미팅에 참석한 후 친구들과 할리웃의 댄스클럽에 갔다. 술을 깨기 위해 근처 IHOP에 갔던 브랜든과 친구들은 야간 파트타임을 하는 도중 잠깐 쉬던 형 스캇을 만났고 이들은 새벽 4시30분에 헤어졌다.
아침에 집에 돌아오던 스캇은 집을 둘러싼 경찰들과 경찰 차에 앉아 울고 있는 동생 브랜든을 봤다. 스캇은 아직까지도 당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형, 집에 들어갔을 때 엄마, 아빠와 여동생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911에 신고한 것 뿐이야”라고 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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