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노동력 착취에 취업 사기까지
시카고 지역 한인들 중 상당수가 체류 신분 때문에 말못할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도 학교에 등록을 하거나 소액 투자 비자를 받는 등 여러 방면에서 애를 써보지만 결국 그 중 많은 수가 불체자로 전락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특히 갓 이민 온 한인들이 신분 문제 해결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악용, 값싼 노동력으로 착취하거나 이민 관련 사기를 자행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년전 소액투자 형식으로 이민을 온 K씨도 취업사기에 피해를 본 케이스. 그는 지금도 취업 스폰서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치가 떨린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조그만 식당을 차렸던 K씨는 장사가 잘 되지 않자 폐업을 하고 주위 소개를 통해 영주권을 스폰서해주겠다는 한인업체에 취직했다. 일단 취업비자(H1)부터 신청한 뒤 천천히 영주권을 해주겠다는 고용주의 말을 믿고 일을 시작했으나 1년이 넘어도 기다렸던 비자는 나오지 않았다. 업주에게 물어볼 때마다 ‘잘 될 것이니 기다리라’는 대답만 들었던 K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민 관련 한인단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신분 상태를 조회해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민국에 문의해본 결과 취업비자를 신청한 사실이 아예 없었던 것. 알고 보니 K씨의 자격은 애초부터 스폰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업주는 싼값에 노동력을 쓰기 위해 그런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K씨는 나중에 사장에게 항의를 하니 되려 당신 신상에 문제가 있어 처리가 안된 것이라며 화를 내더라면서 억울하지만 스폰서를 서면으로 계약한 것도 아니고 소송을 걸 경제적 능력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스폰서는 해주지만 신분 유지를 빌미로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헐값에 부려먹는’ 경우도 흔하다. 취업비자는 일단 내준 뒤 영주권을 몇년 뒤 스폰서해주겠다며 그 기간동안 노동력을 착취하는 방법이다. 특히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전문직 분야에서 그런 사례가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우리는 정규직보다 일도 많이 하지만 그만큼 대우를 못받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스폰서는 확실하게 서주니 신분이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금전적, 정신적 피폐함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이와 관련, 한인사회복지회 취업부 박원용 디렉터는 본래 스폰서에 드는 비용은 모두 회사에서 부담하게 돼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에 스폰서 수요가 많아 업주들이 값싼 노동력을 쉽게 이용하고는 있지만 어느 정도는 하는 일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동포 커뮤니티에서도 잡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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