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다. 곤혹스럽다. 그보다는 황당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미사일 발사는 민족적으로 자랑스럽고 기뻐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도 자위적 억제력 강화의 일환으로 미사일 발사훈련을 계속할 것이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기해 미사일 무력과시를 함으로써 세계를 충격 속에 빠뜨린 북한이 하루만에 이 같은 식으로 공식입장을 밝히고 나서 하는 말이다. 게다가 으름장까지 놨다.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하면 다른 형태의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그 정도가 보통 지나친 게 아니다.
북한 정권은 세습 독재체제의 불량국가로 국제사회에서 낙인찍힌 지 이미 오래다. 이런 체제가 대량살상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면서 체제 보장과 보상을 요구한다. 이번 미사일 발사도 그렇다. 미국을 직접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보인다. 이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자위를 위한 군사훈련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과연 믿을 것인가. 이 점에서 북한은 보통 오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불량정권과는 대면하지 않는다. 부시 행정부의 북한 정책의 기본 원칙이다. 미사일 발사를 통해 이런 부시 행정부를 굴복시켜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거다. 오산도 이만 저만한 오산이 아니다. ‘북한이 더 이상 미사일 발사를 하지 못하도록 선제공격을 선택사항으로 가져야 한다’-. 진보노선인 워싱턴포스트의 사설이다. 한인들로서는 상당히 섬뜩한 주장으로,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 사회가 얼마나 분노했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지니고 있는 북한에 대한 연민도 깨버리고 말았다. 북의 미사일 발사가 가져온 또 다른 결과다. 북한 뉴스가 클로즈업됐다 하면 부정적 뉴스이기가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안쓰러운 감정을 보여온 게 미주 한인사회였다. ‘그래도 같은 민족인데…’ 하는 정서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미사일 도발의 경우는 정반대다. 9.11 사태 이후 미국인들의 외부 도발에 대한 시각은 예전과 다르다. 이런 정황에, 그것도 독립기념일에 북은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한인사회의 분위기는 충격 속에 여간 곤혹스런 게 아니었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망상이 가져온 패착에 가깝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불장난은 당장 중지해야 한다. 그리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그 길만이 살 길이다. 또 다시 미사일 발사를 할 경우 그 끝은 자멸이다. 이 점을 북한 당국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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