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타운 경제가 걱정입니다. 금리가 이처럼 올라가는 것이 스몰 비즈니스에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죠. 3중고, 4중고를 겪는 곳이 많아질 테니까요”
계속되는 금리 인상의 영향에 대해 한 은행 간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말이다. 여기서 3중고, 4중고란 고금리, 고유가, 그리고 치솟는 사업체 매매가와 렌트 비용을 일컫는 것이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 기금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5년 3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인 5.25%가 됐다. 이 기준금리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이 불경기를 거치며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에 따라 2004년 중반까지 1.0%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의 금리 수준이 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 높은 것만은 아니다지만 그래도 이와 같은 초저금리에 익숙해 있던 일선 경제주체들에게 지난 2년에 걸쳐 4%포인트 이상 올라간 것의 충격파는 적을 리 없다.
한인 은행들과 같은 커뮤니티 은행의 경우 금리가 올라갈수록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기준금리의 변화와 연동되는 변동 금리 대출이 많아 금리 인상폭만큼 기존 대출 고객들로부터 이자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게 그만큼 고객들의 페이먼트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즘 상업용 부동산 론의 경우 고정 금리로의 재융자가 붐이라고 한다. 금리가 2년간 17번이나 거듭 올라간 상황이고 또 은행들 간 극심한 경쟁으로 실제 적용 이자율에서 고정이 변동보다 더 낮은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니 변동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고객들 입장에서는 자연스런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 비즈니스 론은 고정 금리 대출이 없다보니 비즈니스 구입이나 운영 자금을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했던 스몰 비즈니즈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페이먼트 압박을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사업체 매매 가격은 오를 대로 올라 있고 상가들의 렌트도 급등하고 있으니 개스값의 압박까지 합하면 말 그대로 3중고, 4중고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플레 억제라는 명분 이외에도 거대한 무역적자 속에 그나마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되는 해외 자본 덕에 달러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미국이 해외 자본의 투자를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도대체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까.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오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그 이후는 통화정책 입안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한인 경제의 바닥을 받치고 있는 스몰 비즈니스들이 숨통이 활짝 트일 수 있도록 과연 개스값이 떨어지고 상가 렌트가 안정되고 은행돈 페이먼트 부담을 넉넉히 견딜만한 때가 언제나 올 것인가.
김종하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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