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태 LA 한인회장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 회복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한나라당 해외분과위원장에 임명돼 오는 2008년 한국의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준비란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 정계 입문을 위해 미국에서 쌓아올린 것 모두를 포기한다는 얘기다. 선택은 자유다. 자본과 인간이 자유로이 교류되는 세상이다. 그러니 한국 아니라 제3의 땅을 선택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다.
게다가 이중국적은 세계화 시대의 흐름이란 주장과 함께 해외동포 참정권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미주한인의 한국정치 입문을 색안경을 쓰고 볼 필요는 없다. 더구나 그 정계 진출이 미주 한인사회와 한국의 공동선에 이바지할 경우 이는 어느 면 바람직하기도 하다. 이용태 한인회장의 본국행 결정을 이런 시각에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딘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타이밍에서 그렇다. 한인회장 임기가 공식적으로 종료되지도 않았다. 그 시점에서 본국 정치 입문을 위해 진작부터 시민권을 포기하는 등 재빠른 행보를 보여온 것이다. 이런 행동은 한인회장이란 자리를 한국 정치계에 진출하는데 필요한 디딤돌 정도로 여겨왔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사실 이런 선례가 적지 않다. 말로는 미주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를 다짐한다. 그리고는 본국의 정치 실세에 줄 대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정치인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또 명색이 남가주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면서 총영사관 눈치만 본다. 한인회장이란 이름으로 혹시 금배지를 하나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심보에서다. 이런 본국 정치 지향형 한인회장이 한 둘이 아니었고, 이는 한인회에 대한 전반적 불신을 가져왔다.
LA 한인회장은 공인이다. 한인회장의 행동은 그러므로 신중해야 한다. 공인의 행동은 싫든 좋든 하나의 전례가 되기 쉽다. 그리고 그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지적대로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그 선택 이전에 요구되는 게 공인으로서 판단과 처세다. 차제에 하나 당부할 게 있다. 한인회장은 봉사직이지 금배지를 따기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 이 점을 한인회 당사자들은 명심해 진정한 봉사자로 거듭나 달라는 것이다. 이용태씨의 한국행을 바라보는 LA 한인사회의 시각은 결코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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