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통까지 구직난, 신분문제도 걸림돌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NEIU)에서 이공계통을 전공하고 있는 이모씨(25)는 요즘 고민이 하나 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4년 동안 무사히 유학생활을 마치고 올여름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내 구직 상담센터 관계자 등의 조언을 얻어 이력서를 보낸 곳만 어림잡아 40여곳. 이중 2~3곳은 인터뷰를 마쳤으나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영주권은 물론 H1 비자를 취득하는 과정 또한 까다롭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이제는 아예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중이다. 이씨는“솔직히 비싼 돈 들여서 공부했는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지 않고 전공분야를 살리고 싶다. 이왕 미국에 왔으니 이곳에서 경험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그러나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고려하는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아 문과계통은 물론 인기가 높았던 이공계통 전공자들까지도 직장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취업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일리노이를 포함, 전반적인 고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 등을 통해 간간히 나오고 있지만 유학생들이 취직을 낙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여기에 언어 문제는 물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H1비자, 영주권 취득 문제도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특히 컴퓨터 혹은 이공계통 기업들의 경우 H1비자를 스폰서 해주면서 유학생들을 고용했으나 지금은 굳이 스폰서를 해 주면서까지 인력을 채용하려는 회사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유학생들의 경우 졸업 후 선택고용허가(Optional Practical Training) 자격이 있어 1년 동안 일을 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H1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스폰서를 찾아야하는 실정이다. 요즘 들어서는 특히 H1 비자와 영주권 취득과정이 까다로와지면서 직장을 구하기도 전에 미리 김이 빠지는 경우도 많다.
일리노이공대(IIT)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한 최모씨도 이달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그는 본인의 경우 어렸을 때 외국 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영어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전공이 컴퓨터 사이언스라서 직업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취업문이 좁은데다가 H1비자를 스폰서 하겠다는 업체를 아직 찾지 못했다. 설령 스폰서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발급 쿼터에 맞추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NEIU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있는 K씨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K씨는 이번 가을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하게 되지만 주변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미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전반적인 경기도 안 좋지만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언어 실력이 상당히 필요한 문과 계통의 경우 유학생들이 직장을 구하기는 더욱 어렵다. 본인은 졸업 후 궁극적으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이미 결정을 내렸다. 혹시 직장을 잡게 돼 H1비자 혹은 나중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신분문제 때문에 오랜 세월을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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