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얘기꽃이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이번 주(9일)에 개막되니 얘깃거리는 더 풍성해졌다.
한국 대표팀이 또 한번 4강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아니면 16강에도 못 오르는 건 아닐까, 게임은 어디서 누구랑 볼까, 어느 나라가 우승할까 등등. 한국 대표팀의 평가전을 보겠다고 새벽잠까지 설치는 ‘뼛속까지’ 골수인 축구 팬이 많아질 만큼 월드컵은 4년에 한번씩 우리를 찾아오는 축제가 됐다.
그런데 월드컵을 맞는 한인타운 비즈니스 업계의 태도는 아직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월드컵 마케팅’이라고 기껏 불러줄 수 있는 게 붉은 T셔츠나 모자 나눠주기 정도다.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술집이나 카페 등이 월드컵 공동 시청과 응원을 제안하는 것도 넓게 봐서 월드컵 마케팅 범주에 속한다.
이런 노력은 있지만 ‘2%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는 없을까.
예를 들어보자. 떡집에서 매일 찌는 백설기 위에 이맘때쯤 콩을 놓아서 축구공처럼 보이게 하면 어떨까. 제과점도 어차피 매일 만드는 네모 반듯한 케익을 변신시켜 보자. 흰색 케익을 붉게 칠하면 한국 대표팀 유니폼 상의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이런 시도를 한국일보에 제보하면 얼마나 멋진 홍보 기회인가. 축구공 백설기, 유니폼 케익을 사진으로 본 소비자들은 기왕 갈 거 그 떡집과 제과점에 들리지 않을까. 신선한 시도를 한 그 업체 이미지가 소비자의 머리 속에 강하게 남을 것이다.
어찌 월드컵 마케팅뿐이랴. 추석이 되면 마켓 앞에서 떡매를 한번 쳐보는 행사를 열어 보라. 솔잎을 깐 찜통에 송편을 쪄 모락모락 김을 피워 올리면 어린 2, 3세 자녀들은 교육 효과도 얻을 것이다.
이런 제안이 현실을 모르는 한가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바빠 죽겠는데 그런 이벤트 할 여력이 없다고 툴툴거릴 업주도 있을 것이다. 괜한 시간만 낭비하고 돈만 쓰는 짓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을 좀 바꿔보자. 소비자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해 잠시나마 재미를 선사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가 될 것이다. 큰 돈 들이지 않고 확실한 고객 서비스를 한 게 아닐까.
얼마 전 월드컵 케익을 만들었던 한 제과점 업주는 “케익 만드는 데 4일 걸리기는 했지만, 직원들이 얼마나 즐겁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손님들도 전시한 케익을 보시고 다들 즐거워했어요”라고 말했다.
김호성
경제부 차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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