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서 기자(오른쪽)가 가든그로브 오렌지 스튜디오에서 아버지 서인효(왼쪽)·어머니 경숙(가운데)씨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TV 켜면 딸 모습 볼 수 있어 좋아요”
풀러튼 ‘토박이’, 한국말 유창
오렌지 스튜디오 서인효·경숙부부 딸
존경받는 원로 언론인 이경원 기자는 주류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활동하는 2세 한인들에게서 가끔 구멍이 난 ‘스위스 치즈’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비유했다. 기자로서 좋은 자질은 갖고 있지만 한국 정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결정적 순간 말이 안 통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CBS 2/ KCAL 9 뉴스에서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수지 서(27·풀러튼)씨는 이 비유의 예외대상이다. 한인을 만나면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며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하는 모습이 3세 때 이민 왔다는 사실을 무색케 한다.
서씨의 뒤엔 ‘집에선 꼭 한국말을’ 고집한 부모 서인효(62)·경숙(50)씨 부부가 있었다. 부모가 1986년부터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오렌지 스튜디오’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서씨는 이 곳을 놀이터 삼아 성장했다.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한국 문화와 한글을 배웠기 때문에 서씨에겐 ‘한국적인 것’이 당연히 친숙하다.
몬태나주 칼리스펠의 KCFW 9과 라스베가스의 KVWB 등 2개의 방송국을 거친 서씨가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LA의 방송국으로 이직하면서 부모들의 기쁨은 배가 됐다. 몇 년만에 1남1녀의 전 가족이 다시 한 집에 모인 것과 TV를 켜면 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버지 인효씨는 “경쟁이 심한 LA로 오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탑 레벨 방송국까지 진입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씨도 매일이 행복하긴 마찬가지. 좋아하는 한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데다, 길을 가다가도 한인들을 마주치는 친숙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한다. 풀러튼 토박이인 서씨는 고교시절부터 끼를 보였다. 서니힐스 고등학교에서 12학년 학생회장으로 활동했고, 그 해 ‘캘리포니아주 홈커밍 퀸’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당시 앵커우먼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던 서씨는 UC샌디에고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뒤 타지에서 경력을 쌓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11시간 뉴스를 하는 방송국에서 일하다 보니 데드라인에 쫓겨 스트레스가 많지만 사람 만나는 일이 흥분되고 즐겁다”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보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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