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LA한인회장 선거가 끝나고 앞으로 2년간 LA한인회를 이끌고 나갈 새로운 한인회장이 마침내 선출됐다.
두 달 가까이 계속된 선거기간 동안 수 백만 달러가 쏟아지면서 돈선거란 비난도 있었고 후보자에 대한 흑색비방이 난무해 부정타락 선거란 힐난도 있었지만 사상 유례가 없이 많은 한인 들이 직접 투표 참여로 선출된 28대 한인회장 당선자에게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명실공히 60만 LA한인사회의 대표로 선출된 당선자나 불편을 무릅쓰고 투표장에 나와 한 표를 던진 수 만 여명의 한인 모두 뿌듯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정도로 한인사회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 이번 선거는 회장 당선자에게는 LA한인회의 환골탈태라는 무거운 숙제를 남겨준 것이기도 하다.
직접선거를 통해 대표로서의 힘과 위상을 확보한 회장 당선자에게는 앞으로 2년 임기동안 지난 30여 년 동안 구태를 벗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LA한인회를 밑바닥에서부터 변혁해 이민 2세기를 향한 제2의 한인사회 도약을 준비해야하는 ‘과도기’ 회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한인회의 체질을 개혁하고 한인사회 대표단체로서의 시스템과 위상을 확보해 차기 회장에게 달라진 한인회를 인계해주는 것이야말로 이번 28대 회장 당선자의 최대 임무라는 것을 결코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우선, 이번 한인회장은 임기 동안 60만 한인사회의 대표 단체로서의 LA한인회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인회는 미 주류사회와 한국 정부에 60만 LA한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대표단체로서 거듭나야 한다.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LA한인회장직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인회는 강청소하고 민원해결하는 단체가 아니다.
둘째, 한인회는 여러 성격의 각종 한인 단체들을 이끌고 아우르는 맏형 단체로서의 지도력을 갖춰야 한다. 고유의 업무영역과 색깔을 가진 많은 한인 단체들을 조율하고 조정해내 한인사회의 힘을 결집해내는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인회장의 리더쉽과 정치력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한인회장은 한인회 이사들의 대표가 아니다.
셋째, 한인회의 사무국 체제를 강화해 사무국 중심의 한인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회장 한 사람에 좌우되지 않는 사무국 중심의 한인회로 탈바꿈할 때 한인회는 업무의 연속성과 안정적 재정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된다.
전쟁을 치루듯 격전 속에 한인회장에 당선된 28대 한인회장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오늘의 초심을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날까지 결코 잊지 않기를 기대한다.
김상목
사회부 차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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