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대형소매업체는 유가인상 불구 짭짤
치솟는 개솔린 가격에도 불구하고 부활절 대목이 있었던 지난 4월 한달간 미국내 주요 대형소매업체들이 지난 2년 이래 최대 매출액을 보인 반면 흑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시카고 남부 한인소매상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그보다 못한 판매량을 기록해 심각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따뜻한 날씨가 많았고 부활절이 껴 있었기 때문에 개스비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주춤할 것을 우려했던 업계의 예상과 달리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5일자 비즈니스면을 통해 보도했다. 개스 가격이 작년 9월 만큼 최고조에 달하지는 않아 소매업체의 매출에 타격을 줄만한 상황은 아니었고, 봄 방학을 맞은 젊은 소비자들의 샤핑이 두드러졌다는 것도 4월 매출 증대에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4일 샤핑센터 국제위원회에서는 미주지역 59개 대형소매업체들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4월 매출량이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6.5% 보다 높은 6.6%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의류 판매업체들의 매출 증대가 두드러졌고, 대형할인업체와 백화점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나 애버크롬비&피치 같이 10대들이 선호하는 의류 업체는 무려 19%, 17%의 판매 증가를 이뤄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2003년 8월 이래 최고치인 6.8% 매출 증대를, 타겟은 10.4%, 콜스는 13.4%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이러한 4월 매출 증가세는 소비 심리의 회복은 물론 예년보다 따뜻해서 샤핑하기에 좋았던 날씨와 더불어 부활절 대목이 올해는 4월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주류사회 업체들의 장밋빛 통계 자료는 시카고 한인사회의 젖줄과도 같은 남부 상권에는 먼 나라 얘기 같이 들릴 뿐이다. 시카고 남부에 몰려있는 한인 상가들은 지난 4월 매출액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10~20% 감소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디슨 플라스키에서 의류, 잡화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P모씨는“개솔린 값 급등으로 타주 손님도 안 오고, 구식 대형차를 선호하는 흑인들이 개스 한번 채워 넣는데 큰 부담을 느끼면서 샤핑은 엄두를 못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드폴 대학의 최진욱 경제학 교수는“휘발유값이 올라 사용가능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데 반해, 흑인 저소득층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 새로운 소득 창출도 안 되고 있다”며 “결국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인 비즈니스가 타격을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남부 상권은 전환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최 교수는“시카고 남부 흑인 지역은 점점 소득 수준과 인구가 감소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한인들이 다른 지역의 상권을 찾든가, 떠나가는 옛 고객 대신에 새로운 고객들을 맞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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