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별 인터뷰시간 너무 짧다 지적
28일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장영준)가 실시했던 검증인터뷰가 1시간 20여분정도 소요됐다는 사실은 그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과연 충분한 시간이었는지 되짚어 보게 한다. “단지 후보자들의 제출서류를 확인하는 선(face value)에서 끝나지 말고 그 이상의 검증과정을 실시하라”는 판사의 명령을 기억하는 한인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했던 인사들은 모두 6명. 맨 처음 증인으로 나섰던 김명남 전 한인회 사무총장의 증언이 15분, 정차곤 이성남씨측 선거사무장의 증언이 15분정도 였을 뿐 유한성 전한인회 사무총장은 5분, 박경호 김길영 회장측 선거본부장은 3분만에 인터뷰 장을 나왔다. 박우성 전한인회 사무총장 역시 거의 들어갔다가 그냥 나왔다고 해도 좋을 만큼 빠른 시간에 증언이 끝났다. 3회 역산 영수증과 5천달러 한인회비와 관련 두 차례 증언을 한 정지니 행정실장도 도합 10여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었다. 한국말로 진행한 후 양측 변호사들을 위해 통역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인터뷰 시간은 그 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한 증인은 “솔직히 3분 정도 만에 나왔다면 선서까지 해야 되니까 질문 두 개 정도 오고 갔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검증 인터뷰 기간이 길다고 해서 그 내용이 충실하다는 법은 없다. “비교적 오늘 인터뷰가 심도있게(intensive) 이루어 진 것 같다”는 통역담당 차성기씨의 말도 인터뷰가 어느 정도 짜임새 있게 진행됐음을 뒷받침 한다. 선관위는 이미 김길영 한인회장의 3회 역산 영수증과 한인회비 5천달러와 관련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선관위는 지난 3월 21일부터 4일간 재판과정에서 진행됐던 것처럼 요목조목 살펴보고 의문이 나면 캐묻는 과정을 충분히 수행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법정에서 나온 사실을 중심으로 증인들의 증언을 확인하는데 는 성공했지만, 판사의 견해와는 별도로 선관위 자체의 기준과 의지를 가지고 접근하는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판사의 판결문이 나온 것이 지난 17일경. 선관위가 조금만 빨리 서둘렀다면 적어도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검증하는데 할애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요하다면 판사에게 추가 검증 기간을 요청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판사의 판결에 따르는 데는 충실했지만 커뮤니티의 납득을 추구하는 부분에는 비중을 둔 것 같지 않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검증 인터뷰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도 유감스런 부분이다. 물론 양측 변호사와 당사자들이 인터뷰에 참여했기 때문에 공정성은 어느 정도 보장받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커뮤니티는 객관적인 잣대와 눈을 통해서 사실을 접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 이와 함께 애초 김길영 회장측 증인들과 이성남씨측 증인들을 분리대기하도록 유도한 부분도 석연치 않았던 점으로 거론됐다. 이날 이성남씨측 한 증인은“우리가 무슨 범죄와 연루돼서 증언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서로 다 아는 사람들인데 뭐가 무서워서 격리 시켜두었는지 모르겠다”며 “말로는 커뮤니티 화합 외치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웅진 기자
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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