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현 특집1부 차장대우
타운내 한 은행 주재원으로 나온 30대 중반의 C씨는 2년 예정인 미국 체류기간에 50회 이상 여행을 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중이다. 매주 주말을 앞두면 여행지를 선정하느라 즐거운 걱정을 한다.
미국에 있는 동안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영어를 실질적으로 배우는 것도 큰 득이 되지만 가장 중요한 얻음은 드넓은 땅에 넘치는 관광자원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여행 경비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베스트 웨스턴 모텔 체인 등의 30% 디스카운트 회원권을 구입해 사용한다. 전기밥통을 트렁크에 넣고 다니면서 냄새나지 않는 밑반찬으로 끼니를 때운다.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99센트 햄버거를 질릴 만큼 많이 먹었지만 여행이 주는 즐거움에 비하면 이 정도의 불편함은 아무 것도 아니다.
미국에 들어와 구입한 새 차는 1년만에 마일리지가 4만마일을 넘었지만 가끔 모텔을 찾지 못해 노숙을 해야 할 경우에는 더도 없는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담은 “지난해 북가주 여행 때 산길을 잘못 들어가 4시간 동안 헤매다가 자동차 연료가 떨어져 첩첩산중에서 오도가도 못할 때 산림국 레인저(ranger)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을 때”라고 C씨는 말하고 “직접 개스통에 연료를 담아와 차를 움직여 주고 큰 하이웨이까지 배웅해 준 레인저의 고마움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미국 내에서 여행기를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질문에 “여행의 모든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글로 쓸 필요는 없지 않느냐”면서 “내년에는 멀리 동부 지역이나 멕시코 내부, 캐나다까지 자동차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알래스카에서 만난 배낭여행객 K군(22)은 한국의 명문 대학 2학년 재학하다가 휴학을 하고 6개월의 북미 배낭여행에 나섰다고 한다. K군은 “나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이다.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생각할 수 있는 자유… 나는 여행을 할 때마다 정말로 내가 자유롭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난 여행이 좋다. 그리고 여럿이서 하는 여행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좋다”고 말한다. 얼굴은 까맣게 타고 몸에서는 땀 냄새가 나지만 K군의 모습에는 의젓함이 넘치고 있었다.
4년 전에 부인과 사별하고 남은 여생을 혼자만의 여행으로 보낸다는 Y할아버지(74)는 여행사의 단체 관광버스에서 만났다. Y할아버지는 “처음에는 혼자서 여행을 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30여회에 걸친 여행으로 인생을 다시 배우게 됐다”고 말한다.
인터넷을 접속하면 지구촌 곳곳에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의 여행담이 매일 올라온다. 그들의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삶의 추구가 부러우면서도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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