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고교를 졸업하고 올 가을 대학에 진학할 아들을 둔 베이사이드 거주 학부모 황모씨는 요즘 아들과 등·하교 전쟁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비교적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해오던 아들이 대학에도 일찌감치 합격하고 5월1일까지 등록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 진학 대학 결정도 끝내자 마침내 찾아온 자유를 만끽하느라 갑자기 헤이해진 생활에 젖어들었기 때문이다.
늦잠을 자느라 오전 7시20분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은 건너뛰기 일쑤고 뒤늦게 등교하더라도 수업을 빠지는 일은 다반사다. 오후 하교 후에는 숙제는 뒷전으로 팽개쳐둔 채 친구들과 어울려 밤늦게까지 노는 바람에 평상시 취침시간을 훌쩍 넘겨 새벽에 잠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매년 이맘때는 대학에 합격한 고교 졸업 예정자들이 정신적으로 가장 해이해지기 쉬운 시기다. 길고 어려웠던 대입관문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이 찾아오면서 결석이나 무단조퇴는 물론, 심지어 학기말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출석일수가 모자라고 졸업학점을 이수하지 못했거나 성적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자칫 대학 합격 통보가 취소되거나 입학 허가가 보류될 수도 있어 학부모들의 각별한 지도가 요구된다.
고등학교에서도 이때를 기해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학생들의 무단결석과 조퇴 방지를 위해 학부모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한인학생이 다수 재학하는 프랜시스 루이스 고교도 최근 지각·결석에 관한 특별 지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지각이 학생 자신은 물론, 동급생들의 수업 집중력을 떨어뜨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학교는 지각종이 울린 뒤 10분 이상 늦게 등교하는 학생들은 강당에 우선 집합시킨 뒤 다음 교시 수업시간에 들여보낸다. 또한 지각한 날 받은 패스를 다음 날 해당 과목교사에게 제시하지 않으면 결석이나 땡땡이로 처리한다. 이외 두 번 지각은 하루 결석으로 간주하고 지각과 결석이 잦은 학생은 학교 성적에도 반영하겠다고 공표했다.
일반적으로 뉴욕시 공립학교에서는 학기당 결석이 15일 이상이면 유급 처리돼 고교 졸업이 불가능해진다. 연중 수업일수의 90% 이상을 출석하지 않아도 진급이나 졸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자녀의 지각이나 결석 일수를 학교에 재확인하고 자녀가 규정 이상으로 결석이 많이 했으면 학교를 방문, 졸업 때까지 결석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선처를 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