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선물, 화환 일체를 정중히 사양합니다”
내달 고희 생일을 맞는 김모씨의 고희잔치 초대장에 쓰여진 한 글귀다. 선물 및 화환 등을 사양하고 마음만 받는다는 것이다. 내년에 부모님의 회혼식을 계획중인 정모 씨도 선물과 화환을 사양할 계획이다.
정씨는 “부모님이 함께 하신 60년을 기념 축하하고 평소 신세지신 고마운 분들을 초청해 감사하는 자리니 만큼 선물을 사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 영양 칼럼니스트로 워싱턴문인회 회원인 이은애씨도 지난해 가을 별세한 남편의 장례식때 부고장에 화환이나 축의금을 정중히 사절한다는 뜻을 밝혔었다.
이같은 트렌드는 부모님의 환갑·칠순·팔순잔치, 자녀 돌잔치, 혹은 출판기념회 등 소규모 가정 행사에서 두드러진다. 이전에는 재벌이나 정치적 유명 인사들의 행사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현상이지만 최근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자주 눈에 띄며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화환이나 축의금을 사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객들의 낭비와 부담을 줄이고 행사의 참된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중앙시니어센터 디렉터 이혜성 박사는 “최근 한인 어르신들 사이에 자신들의 칠순이나 팔순 잔치에서 화환이나 축의금을 사양하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어떤 분은 화환이나 축의금을 선교헌금 또는 장학기금으로 지정, 보내주길 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박사는 “미주 한인들이 겉치레보다는 실질적인 것을 중시하기 때문에 하객들의 낭비를 줄이고 내실 있는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축의금 및 화환 사양 문화’는 하객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와 함께 대부분의 한인들에게 환영받는 분위기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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