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호씨
97년 연재 ‘길가는 사람들’
동일 주인공 등장 속편 형식
희곡작가이자 소설가인 이언호(사진·65)씨가 서울의 계간‘문학과 창작’에 장편소설 연재에 들어갔다. 2006년 봄호부터 게재된 그의 소설 공불이(空不異)는 앞으로 10회 정도 연재된다.
이 소설이 특이한 것은 지난 97년‘문학과 창작’에 1년간 연재됐다 2002년 단행본으로 묶여져 나온 그의 또 다른 장편 ‘길가는 사람들’의 속편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가는…’은 동일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 10편을 장편으로 묶었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는 ‘연작 장편’이라고 부른다. LA에서 만난 두 고교 동창의 미국 사는 이야기가 줄거리로 두 친구 중 한 명은 사망하고, 프리웨이 역주행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나머지 한 친구가 식물인간의 상태로 남아 공불이의 주인공으로 재등장한다. 또한 전편에서 자살미수 사건을 일으켰던 여인이 간병인으로 나와 식물인간은 과거, 간병인은 현재를 들려주는 식으로 소설의 얼개를 짜 나간다.
굳이 8년 전 소설의 주인공을 되살려 장편 연재를 시작한 이유는 이제 이민문학에도 대하소설이 나올 때가 됐다는 점과, 긴 소설은 좀체 읽으려 하지 않는다는 상반된 문학 현실 둘 다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반야심경의 한 구절인 공불이의 진정한 뜻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점차 명확하게 드러나겠지만 주인공을 식물인간으로 설정한 것은 사지가 멀쩡한 사람도 그에게 주어진 삶조차 그의 뜻대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식물인간과 뭐가 다르겠냐는 의미가 함유돼 있다고 한다.
지난 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희곡작가로 등단한 그는 81년 미 이민 후에는 희곡을 써도 공연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이민사회의 여건 때문에 소설로 돌았다고 한다. 그는 LA폭동을 다룬 또 다른 장편‘유리천장’(미발표)을 탈고하는 등 장편 소설 속에 이민자의 삶과 역사를 담아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