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비전아트홀(구 정동아트홀)에서 시작된 ‘극단 LA’의 연극 ‘불의 가면’ 한 장면. <진천규 기자>
26일까지 비전아트홀
뜨거운 무대
아쉬운 객석
전라 연기 등 배우들 열연 불구
한인들 순수예술 외면 안타까워
좋은 희곡과 배우들의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관객은 없었다.
‘극단 LA’가 실험극 ‘불의 가면’을 비전아트홀(구 정동아트홀·505 S. Virgil Ave. #300) 무대에 올렸다. 그러나 공연 첫날이었던 지난 3일 200명 객석을 70여명만이 채웠다. 순수예술이 설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사실과 여러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숙제를 남긴 자리였다. 주말에도 객석의 절반을 채우지 못해 보다 많은 한인들의 관심이 아쉬웠다.
애초부터 쉽지 않은 연극이었다. 박상륭 원작의 ‘열명길’을 기본으로 하고 이윤택이 각색, ‘권력의 형식’이란 부제가 붙은 연극이다. 권력의 부도덕과 허망함을 시적으로 보여준다는 내용부터 처용가, 공무도하가 등 한국고대 형식의 노래를 삽입한 실험극이라는 형식까지가 어렵다. 짧은 대사에 치고 받는 요즘 연극의 트렌드와는 달리 대사가 길고 작품성에 치중했다.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란 설명이 적절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열정적이었다. 한국에서 유학 온 주연배우 장혜원 씨는 극중 전라의 연기로 파격적 노출도 꺼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춤출 때 입는 의상을 공연 당일에야 만들었다. 갈아입는 연습과 시간 조절이 힘들었다. 한국에 비해 환경이 열악하다”고 아쉬워한다.
하지만 배우들이 다듬어야할 부분도 있었다. 긴 대사이기에 보다 정확한 대사 전달이 아쉬웠다.
연출가 김유연씨는 “무대의 신을 바꿀 때마다 객석에서 초조했다. 조명이나 무대 장치 등이 완벽하다면 작지만 좋은 공연이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았다”며 “문화의 한복판인 LA에 살고 있지만 정작 한인 커뮤니티 내부 생활은 문화 즐기기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열정과 사명감으로 겉과 속이 다른 차이를 극복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연극을 소개했던 이광진씨는 “1년 반만에 공연되는 소중한 한인타운의 연극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불의 가면’은 26일까지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매주 금·토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 입장료 25달러, 문의(323)864-5959.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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