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건 소장 여인, 1010년 제조된 청동 관음 보살상 내놔
오리건 소장 여인, 1010년 제조된 청동 관음 보살상 내놔
“불상 도움으로 젊어서 입양시킨 아들과 25년 만에 상봉”
‘남북 이사가족 상봉에도 효험을’…7일 한국으로 떠나
고려 8대 현종 때인 1010년 경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한국 고미술품 한점이 100년만에 귀국길에 오른다.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마일라 마그네스씨는 45년간 소중히 간직해 온 15인치 높이의 청동 관음보살(Avalokitesvara Bodhisattva) 입석상을 한국민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한 배경을 본보기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남부 오리건의 로즈버그시에 살았던 마그네스씨는 1960년 1월 자신이 미혼모로 출산한 아들을 부양능력 부족으로 생면부지의 양부모에게 넘겨주는 아픔을 겪었다.
같은 해 6월, 마그네스씨는 1900년도 초 선교사로 한국을 다녀왔던 80대 노인의 물품 정리세일장소에서 평화스런 미소를 머금고 있는 동양불상에 매료돼 당시 그녀에게는 거금인 100달러를 주고 이를 구입했다.
떠나 보낸 아들 생각으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던 마그네스씨는 구입한 불상을 바라볼 때마다 왠지 마음에 평온 감과 아들과의 상봉에 대한 기대감이 일곤 했었다고 말했다.
1985년 신문광고를 통해 25세 청년으로 성장한 아들 데이빗과 재회를 이룬 마그네스씨는 불상의 도움으로 아들을 만나게 됐다고 믿는 신실한 불교신자가 돼 있었다.
소장품의 이름이나 미술적 가치를 전혀 모르고 지내오던 그녀는 1987년 오리건주 관세청의 하비 스틸 수입물품 수석검사관으로부터 ‘가격을 정할 수 없는 귀중한 고려 초기 관음보살 입석상’이라는 감정의견을 들었다.
이러한 사실이 조금씩 외부에 알려지자 한 때 한국의 미술품 수집가들로부터 50만달러의 거금을 주고 구입하겠다는 의사가 수 차례 그녀에게 전달되기도 했었다.
불상의 처리문제로 고심하던 마그네스씨는 자신과 아들의 상봉이 관음보살의 도움으로 이뤄졌다는 확신이 들면서 분단의 비극으로 반세기 이상 고통을 겪고 있는 남북한 이산가족들을 위해 이를 한국에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기증 대신 ‘반환(Returning)’이라는 표현을 강조한 마그네스씨는 “이제 불상이 본 주인에게 돌아갈 때가 됐다”며 “개인이나 박물관에 소장되기보다는 판문점 부근에 신축 예정인 통일 기원 사찰에 전시돼 고통받는 이산가족들에게 관음보살의 자비가 두루 비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미술품을 인수하기 위해 인천대의 김효열 교수 등 관계자들이 5일 포틀랜드에 도착했으며 7일 밥 도날슨 명예영사 사무실에서 전달식을 갖고 8일 한국으로 떠난다.
/포틀랜드 최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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