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기부목록 빼곡
찐고구마·계란·쌀 등
70~80년대식 인정 물씬
민족학교 사무실 게시판에는 ‘도움 주신 분들’이란 제목의 목록표가 걸려 있다. 도움을 준 이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한 이 목록에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기부받은 물품이 빼곡이 적혀 있다. 이들 물품이 남다른 것은 21세기에도 70, 80년대 한국의 훈훈한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목록에서 사람의 눈을 한 눈에 잡아끄는 것은 가자미 구이. 직접 요리를 해서 식기 전에 가져 온 가자미 구이에는 온정이 듬뿍 담겨 있다. 먹거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목록에는 찐고구마, 계란 2판, 참깨, 떡 등을 비롯해 참외, 딸기 등 과일도 많다. 이외에도 팽이와 제기, 중고 옷도 남다른 기부 물품이다.
민족학교의 윤희주 프로그램 디렉터는 기부 물품으로 먹거리가 많은 데 대해 “어른들 눈에는 봉사하는 일꾼들이 부실하게 보이는 듯 하다”며 “밥심으로 일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윤 프로그램 디렉터는 기부 물품 중 즉시 사용이 곤란한 중고 옷 등은 중고물품 장터를 마련, 판매해 수익금으로 활동비에도 보탠다고 설명했다.
민족학교는 목록에 기록된 이들 이외에도 수많은 분들이 도움을 준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윤 디렉터는 “80세가 넘은 할머니 두 분이 택시 기사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쌀 스무포를 실어서 가져오실 때는 가슴이 찡하기까지 하더라”며 에피소드를 털어 놓고 도움을 준 한인들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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