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는 딴 살림하되 이혼은 않는 왕과 왕비 같다.”
커트 캠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부소장이 현재의 불안정한 한미동맹을 속으로 불화를 겪는 왕가(王家)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캠벨 부소장은 27일 워싱턴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미관계로 본 참여정부 3주년 학술회의’에 참석, “한미 관계는 지금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보다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결혼생활에 싫증난 왕과 왕비가 실제는 딴 살림을 하지만 왕궁의 발코니에 나와서는 대중들에게 사이가 좋은 것처럼 손을 흔드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최근의 한미관계를 비유했다.
그는 이어“양국은 그러나 이혼이 너무 고통스런 일이기 때문에 공개파혼에 따른 엄청난 파장을 감당하길 원치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캠벨 부소장은 “한미 양국은 현재의 상황에서 쌍방의 차이점을 공식적으로 나타내봤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양국은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한 문제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같은 한미관계의 균열이 일본에 경도된 미국의 정책에 한 원인이 있다고 부시 행정부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이 대일관계에 중점을 두면서 한국과의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미국의 상대적인 대일 접근에다 역사문제와 군사전략적 현안까지 겹쳐 6자회담과 여타 지역포럼들에서 한미간 이해가 상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캠벨 수석 부소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이날 행사에는 캠벌 부소장 외에도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화여대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참석했다. 또 이태식 주미 대사가 기념사를 했다.
퇴임 후 워싱턴에 체류중인 조기숙 전 수석은 ‘한국내 정치 불신 풍토와 참여정부 3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노무현 정부가 지난 3년간 정치, 경제적인 업적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가 미흡한 데에는 4가지 요인이 있다”면서 경제적, 정치적, 정치 문화, 미디어의 영향을 들었다.
조 전 수석은 정치 문화와 관련,“한국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가 빨리 이루어졌으나 권위적인 유산의 잔재로 인해 민주적 시스템과 정치문화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디어에 대해“한국의 경우 일부 보수적인 언론이 참여정부가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불공정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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