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인에 대한 갑작스런 조명은 어딘지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요란하게 떠드는 하인스 워드의 성공스토리는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이들이 만들어 낸 순간적인 트렌드로 보입니다.” USC의 한인 리더십 센터에서 근무하는 백인계 한인 안젤라 킬로렌(35)씨는 하인스 워드에 쏟아지는 큰 관심을 이렇게 해석했다.
한인 1.5-2세들
타인종 결혼 급증
배타성 버릴때
흑인계 한인 워드의 성공 스토리가 한인의 혼혈인에 대한 뿌리 깊은 배타적 인식을 바꿔 놓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연방센서국이 발간한 ‘2004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에 따르면 2004년 결혼한 한인 1.5세와 2세 여성은 10명 중 5.5명, 남성은 10명 중 4명이 비한인과 결혼했다. 결국 이들은 혼혈 자녀를 두게 된다. 이는 순수 혈통을 강조하는 한국식 문화가 이곳에서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혼혈인을 바라보는 한인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혼혈인을 대하는 한인의 반응은 ‘예쁘다’‘한국말 잘 하네’등 한인과 다른 특수성에 초점을 맞추며 이들을 타인종화시키고 있다. 혼혈인에 대한 한인들의 뿌리 깊은 배타성은 피부색과 사회 계층과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UC어바인에 재학 중인 흑인계 한인 도로시 퍼틀(24)은 “한국말을 배우라는 엄마 때문에 초등학교 때 한국어 학교에 갔지만 한인 교사가 흑인은 멍청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어렵다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해 학교를 그만 두었다”며 씁쓸한 과거를 털어놓았다.
14세까지 한국에 살았던 안젤라씨는 “교수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 나와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는 똑같은 백인계였지만 우리를 대하는 한국인들의 태도는 너무나 달랐다”며 혼혈인에 대한 차별은 복잡한 사회적 차별 구조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겪은 삶의 그늘은 그들의 성공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 ‘튀기’란 멸시의 단어 대신 혼혈인은 미국에서 ‘크레용 피플’이란 말로 불리고 있다. 하인즈 워드의 성공스토리를 바라 본 40대 한 한인은 “지나친 감성의 과잉대신 우리가 그들을 우리로 왜 못 대했는지 어떻게 그들을 껴안을지 곰곰히 반성해야 한다”고 신화 속에 감춰진 현실을 바라보자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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