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신청자 고용주에 신원확인 전화 잦아
답변 쉽지않은 난해·당황스런 질문으로 곤욕
인터뷰시 고용주에 알리고, 서류 면밀검토해야
시카고 한인타운에서 큰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K사장은 최근 아주 당황스런 전화 한통을 받았다. 다운타운 소재 연방이민국의 영주권 담당 심사관인데 그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이모씨가 정말로 직원이 맞느냐는 것. 질문이 단순히 근무여부를 묻는 것에 그쳤으면야 크게 당황스러울 것이 없었지만‘이씨가 몇년 동안 근무했느냐, 급여가 얼마정도 되느냐’등 세부적인 사항을 물어오자 K대표는 곧바로 대답하기를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이민국에서 갖고 있는 정보와 자신이 대답한 내용이 틀리면 수년 동안 영주권을 기다려왔던 이씨의 바램이 한순간에 연기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 숨을 돌린 후 K사장은 심사관에게 ‘자세한 사항을 파악한 후 다시 전화를 걸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이를 응낙한 심사관과의 두 번째 통화에서 질문에 정확히 답변을 할 수 있었다.
이민국의 영주권 취득자를 대상으로 한 심사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도 신청자가 영주권 취득을 앞두고 인터뷰를 할 때쯤이면 이민국으로부터 확인 전화가 걸려오는 사례는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 빈도가 훨씬 잦아진데다 질문의 내용도 더 까다롭고 난해해지고 있는 것. 이민국의 이 같은 분위기는 K사장이 이민국 심사관과 가진 두 번째 통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K사장에 따르면 그와 심사관과의 두번째 전화가 연결되자 심사관은 다시 ‘이씨의 정확한 연봉이 얼마냐’, ‘당신이 이씨를 위해 영주권 신청 서류에 서명을 해 준 것이 맞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특히 서명과 관련해서는 똑같은 질문을 세 번씩이나 되풀이 했다. K 사장은 여기에 또 다른 질문에서는 다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사관이 ‘왜 굳이 이씨를 고용했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어왔던 것. 이에 K사장은 신중하게 생각을 한 후‘우선을 일을 잘하고, 또 한국 회사니까 한국말을 이해하는 직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란 대답으로 넘어갔다. 다음 질문 또한 다소 예기치 못했던 것이었다. 심사관이 ‘당신과 이씨가 친척간이냐’고 물어 왔던 것. 일단은 ‘아니다’라고 대답했지만 K사장은‘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심사관은‘특히 한국인들은 소규모 사업(Small Business)을 많이 하는데, 친척들을 초청해 영주권 스폰서를 해 주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K사장은 심사관과의 추가 대화를 통해 최근 영주권 취득자를 대상으로 한 이민국의 심사가 까다로와지고 있으며, 특히 한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K사장은“한인 심사관이 말하기를 이민국내에서도 한인들, 특히 유학생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한다”며“특히 한인들의 경우 허위기재한 서류가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 이민국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고용주라고 하더라도 직원의 봉급, 근무연수 등 세부적인 것을 알긴 어렵다. 인터뷰가 있으면 고용주와 직원간 미리 커뮤니케이션을 갖는게 이 바람직할 것 같다”며 “인터뷰가는 사람 또한 서류를 미리 검토해야 담당관들의 질문에 적절히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사장이 심사관가 통화할 당시 이민국내 다른 방에서는 이씨가 영주권 취득 인터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이씨는“인터뷰하는 동안 심사관이 사장님을 통해 본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인터뷰 후에도 영주권을 획득하는데 2년 정도가 걸린다는 이민국 직원의 말로 봐서는 요즘 영주권을 따기가 어렵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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