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전 LA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고교생들이 주말이면 떼를 지어 LA인근 카지노로 몰려가 돈을 탕진한다는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알려져 학부모들 사이에 자녀단속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다.
이들 청소년들은 도박장내 블랙잭 테이블에서 한번에 작게는 5~10달러, 많게는 수백달러씩 배팅을 하며 어른못지 않게 노름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뒤늦게나마 자녀가 도박에 빠진 사실을 안 몇몇 부모들은 한인 청소년 선도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는 등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한인사회 도박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바깥이 낮인, 밤인지 전혀 느낄 수 없는 LA근교 카지노에 가보면 담배연기를 연신 뿜어대며 충혈된 눈으로 도박에 몰두하는 한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한인들이 도박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박은 한인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았다.
지난 19일 USA 투데이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카드놀이‘포커’가 여가선용의 차원을 넘어 각종 범죄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에서 관계당국의 허가 없이 운영돼 온 포커 도박장들이 줄줄이 경찰에 적발되는가 하면, 포커룸 운영자가 플레이어들로부터 입장료를 받아 챙기는 등 각종 불법행위가 만연,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덧 포커는 대다수 가정의 안방에까지 침투해 버렸다.
스포츠 매니아들이 즐겨보는 케이블-TV 채널 ESPN과 Fox는 매일 시도때도 없이 포커대회를 방영하고, 명문대 캠퍼스에서도 학생들이 기숙사 방에 쪼그리고 앉아 돈내기 포커를 즐긴다.
포커 역시 도박성이 강해 한번 빠져들면 중독되기 십상이다. 특히 돈이 오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턴 단순 오락이나 시간 죽이기 게임이 아니다. 심지어 몇몇 교인들이 구역예배 보다 말고 포커판을 벌이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는가 하면 어떤 아버지는 중학생 아들이 포커칩을 사달라고 쉴새없이 졸라대는 통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한다.
한 청소년상담 전문가는 “재미로 시작한 포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돈내기 게임으로 변질되고 급기야 발걸음이 카지노로 향하게 된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옛날 속담에 ‘단솥에 물 붓기’라는 말이 있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기 전에 자녀가 포커에 손을 대지 않았는지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구성훈
사회부 차장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